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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포츠일반

박태환은 ‘수영기계’가 아닙니다

등록 2009-07-22 18:47

김경무 선임기자
김경무 선임기자




김경무 선임기자의 스포츠오디세이 /

“태환이 나이 이제 21살입니다. 영어도 배우고, 미팅도 하고, 학원도 다니고 싶고 …. 이 나이에 안하고 싶은 게 뭐 있겠어요? 어른들이 이제 태환이에게 뭘 더 요구할 수 있겠습니까? 이제까지 잘해왔는데 ….”

지난 16일 태릉선수촌 챔피언스파크. 박태환의 2009 로마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출전 기자회견에서 그의 오랜 스승인 노민상 감독이 이렇게 목소리를 높이더군요. 그는 “주위에서 너무 시합 성적만 요구하다보니, (태환이) 심리적으로 피로감을 느끼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습니다.

많은 부분 공감이 가더군요. 박태환은 지난해 베이징올림픽 남자자유형 400m 금메달 쾌거를 이루는 등 이미 자신의 목표를 달성했습니다. 한국 수영사에 길이 남을 금자탑을 쌓은 지 1년도 채 안 됐는데, 주위의 요구는 끝이 없는 듯합니다.

박태환은 물론 운동으로 먹고 사는 선수입니다. 따라서 늘 원대한 목표와 이상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러나 그 스스로 이날 “아나콘다에 목을 졸려 죽어가는 꿈을 꿨다”고 고백했듯이, 여전히 주위의 큰 기대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박태환이 최근 유독 자유형 1500m 자신의 기록경신에 집착하는 이유는 뭘까요? 이미 주종목인 400m에서 자신의 목표를 달성했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이제 다른 주종목인 1500m에서 아시아를 넘어 세계 최고가 되고 싶은 겁니다.


박태환 전담팀 관계자는 출국에 앞서 그의 컨디션이 무척 좋지 않다고 걱정을 하더군요. 그러면서도 “지고는 못 사는 박태환의 승부근성”을 들면서 좋은 성적을 낼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만에 하나 좋지 않은 성적이 나왔을 때, 언론과 국민들은 뭐라고 할까요? ‘훈련 태만, 예고된 참패’ 뭐 이런 식의 말들이 나오지 않겠습니까? 실제 박태환이 올림픽 뒤 훈련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말도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박태환은 아직 젊고 갈 길이 멉니다. 한 때 연예인과의 교제설 등이 불거져 나왔지만, 그 누구도 간섭할 수 없는 그의 사생활입니다. ‘국민 남동생’ 박태환이 운동만 하는 기계가 돼서는 안되며, 그가 경기에만 나가면 기록제조기가 될 것처럼 여겨서도 안된다고 봅니다. 노민상 감독은 그러더군요. “박태환의 최종 목표는 내년 아시안게임과 2012년 런던올림픽이다.” 대회 결과만을 놓고 평가하기보다는, 그에 대한 꾸준한 애정과 관심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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