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스포츠 스포츠일반

“베이징 때보다 더 독해지겠다”

등록 2009-08-19 18:47수정 2009-08-19 22:43

수영대표팀 노민상 감독
수영대표팀 노민상 감독
[36.5℃ 데이트] 수영대표팀 노민상 감독
금메달 숨은 공로자 송홍선 박사와 다시 뭉쳐 ‘설욕’ 의지
“태환이 마음치유 중요…200·400·1500m 모두 포기 안해”
아직도 2009 로마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성적 부진의 충격이 가시지 않은 듯 했다. “저 자신 태릉선수촌에서 다른 감독들 보면 송구스럽고 면목이 없어요. 제가 그러는데 태환이는 오죽하겠습니까?”

비교적 큰 키지만 60㎏ 밖에 안나가는 깡마른 체구의 노민상(53) 수영 경영대표팀 감독. 지난 18일 오후 대표팀 오후 훈련에 앞서 태릉선수촌 수영장에서 만난 그는 “지난해 베이징올림픽 때는 왼쪽, 이번엔 오른쪽 머리에 원형탈모증까지 생겼다”며 마음 고생이 심했음을 털어놨다. 다시 각오를 다지기 위해 술은 다시 끊었지만, 여전히 담배를 하루 2갑씩 피운다.

7살 때 박태환을 발굴해 그를 세계수영의 별로 키워낸 노 감독의 마음은 벌써 내년 11월 광저우 아시안게임과 2012년 런던올림픽에 가 있었다. 지난 6일 로마에서 돌아와 열흘 남짓 쉰 뒤 16일 태릉에 다시 들어왔고, 박태환 등 선수단과 함께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태환이도 그렇고, 감독도 그렇고 이제 좀 쉬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더니 “그럴 틈이 없다. 지금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 “금 중 가장 좋은 것은 지금” “운동에는 절대 지름길이 없습니다. 케이블을 타고 정상에 올라갈 수도 있지만, 절벽과 평지 온갖 것들을 다 거쳐야 챔피언다운 챔피언이 되는 것입니다.”

노 감독이 선수들에게 무엇보다 강조하는 것은 인성이다. “인성이 없으면 모든 게 안 통합니다. 누구든 존경하는 마음이 있어야 훈련 프로그램도 소화하고, 뭐 그러는 것이죠.” 그는 특히 ‘현재’를 중요시한다. “황금. 백금. 순금. 14금, 18금 등 금 중에서 어느 것을 좋아하냐고 선수들에게 물어본 적이 있어요. 제가 그랬습니다. 지‘금’이 가장 중요하다, 현실에 충실하라고. 물은 항상 자신을 낮추면서도 잘 살아갑니다. 계곡에서 강으로 그리고 바다로 ….”

선수들이 말을 잘 안 들으면 이런 말로 따끔하게 혼내는 게 노 감독의 지도 스타일. 게으름 피우는 선수가 있으면 반성문을 써오게 한다.

■ “태환이 마음 상처 치유가 급선무” 박태환 얘기를 빼놓을 수 없었다. “태환이가 독기를 부렸으니까, 자진해서 다시 선수촌에 들어온 것입니다.” 13~14년 남짓 박태환의 스승인 노 감독은 “운동량보다, 태환이가 입었던 상처를 치유해주는 것이 지금으로선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마음을 치유하면 금방 돌아올 수 있어요. 워낙 심성이 고운 애니까요.”

걱정도 했다. “너무 시달리다 보면 태환이 수영 포기할 가능성도 있어요. 아직 그런 조짐은 안 보이지만 …, 아픈 것을 자꾸 들춰내면 그럴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박태환을 자유롭게 해줄 생각이다. “많은 사람 만나 추억도 쌓아야 하고, 미팅도 해야 합니다. 본인이 원하면 학교에도 보낼 생각입니다. 강의시간 나오면 …. ”


중국 급성장, 아시아부터 넘어야 노 감독이나 박태환에게 13개월 앞으로 다가온 광저우 아시안게임은, 런던올림픽을 위한 중대한 전초전이다. “이번 로마 세계대회 남자자유형 1500m를 보면 중국의 선양(3위), 장린(5위) 등 그런 선수들이 많이 올라와 신경써야 합니다. 세계 10걸은 무조건 무시할 수 없어요. 이젠 독주가 허용 안 됩니다.”

그는 “박태환이 남자자유형 200·400·1500m 종목 어떤 것도 포기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어차피 지구력 훈련은 해야 하는 것이니까, 광저우 아시안게임 4개월 남기고 (특정 종목을) 파고들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200·400m 금메달은 절대 빼앗길 수 없어요.”

■ “베이징 때보다 더 독하게 가겠다” 노 감독은 최근 체육과학연구원의 송홍선 박사와 만나 다시 의기투합했다고 했다. 송 박사는 박태환의 베이징올림픽 남자자유형 400m 금메달의 숨은 공로자. “베이징올림픽 때보다 더 독하게 가자고 했어요. 우리가 그 때 이겼던 것은 돈 때문이 아닙니다. 열정이 있었습니다. 새벽 4시까지 연구하고 논의하고 ….” 좋아하던 술을 다시 끊은 것도 그 때문이다.

그는 끝으로 “박태환 전담팀을 만들어준 에스케이텔레콤 최태원 회장에게 부탁드리고 싶은 것도 있다”고 했다. “태환이 부진으로 마음 고생도 하셨겠지만, 지속적으로 지원해줬으면 합니다.”

글·사진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스포츠 많이 보는 기사

여자국수 김채영 9단, 박하민 9단과 결혼…12번째 프로기사 부부 1.

여자국수 김채영 9단, 박하민 9단과 결혼…12번째 프로기사 부부

파리 생제르맹·레알 마드리드, 챔피언스리그 PO 1차전 승리 2.

파리 생제르맹·레알 마드리드, 챔피언스리그 PO 1차전 승리

아깝게 메달 놓쳤지만…37살 이승훈, 역시 ‘한국 빙속 대들보’ 3.

아깝게 메달 놓쳤지만…37살 이승훈, 역시 ‘한국 빙속 대들보’

최성원과 차유람 앞세운 휴온스, 팀 리그 PO 기적의 막차 탈까? 4.

최성원과 차유람 앞세운 휴온스, 팀 리그 PO 기적의 막차 탈까?

한국 여자컬링, 일본 ‘완벽봉쇄’…2연승으로 1위 순항 5.

한국 여자컬링, 일본 ‘완벽봉쇄’…2연승으로 1위 순항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