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종상(37) 남부대 교수
남부대 핸드볼 감독 유종상 교수
‘수업출석 기본’…준우승 성과도
‘수업출석 기본’…준우승 성과도
“감독님이야? 교수님이야?”
지난 1일 강원도 홍천체육관에서 막을 내린 2009 가을철 대학핸드볼대회 여자부 준우승을 차지한 광주 남부대 유종상(37·사진) 교수 겸 감독의 이색 경력을 두고 나온 말이다.
그는 남부대 스포츠레저학과 교수이자 이 대학 여자핸드볼팀 감독이다. 교수로 임용됐다가 핸드볼 선수 출신이라는 경력이 알려지면서 핸드볼팀 감독까지 맡게 됐다.
그에겐 인생 역전의 사연이 있다. 충북 진천중 재학 시절 큰 키(현재 1m85)를 눈여겨 본 체육선생님의 권유로 핸드볼을 시작했고, 청주기계공고에 진학해서도 태극마크를 꿈꾸며 쉼없이 슛을 날렸다. 그런데 체육특기자 진학을 앞둔 청주대 핸드볼부가 그만 해체되고 말았다. “황당했죠. 학력고사까지 한 달 남았을 때인데….”
다행히 단국대 체육대학 경기지도학과에 합격했다. 실기를 만점 받아 모자란 필기 점수를 만회한 덕분이었다. 뒤늦게 공부를 시작한 그는 경기대 체육대학원에서 석사학위, 수원대 체육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어 인천시립대 겸임교수를 하다가 2006년 3월, 남부대 교수 공개채용에 응시해 합격했다. 두 달쯤 지났을 때 학교 쪽에서 막 창단한 핸드볼부 감독직을 제안했다. “핸드볼을 그만둔지 10년도 넘었는데…. 처음엔 많이 망설였어요.”
고심 끝에 핸드볼부 감독이 된 그는 ‘공부하는 운동선수’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이른 아침과 늦은 오후에 훈련을 하면서 선수들이 정규수업에 빠지지 않도록 했다. 또 선수들이 생활체육지도자나 인명구조원 등 각종 자격증을 따도록 했다. 유 교수는 “덕분에 모든 선수들은 적어도 2개 이상의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창단 3년 남짓됐지만 핸드볼 성적도 괜찮은 편이다. 3학년이 최고 학년이면서도 이번 대회를 비롯해 최강 한국체대에 이어 준우승을 여러차례 일궜다. 지난해 종별선수권대회에서는 교생 실습으로 4학년이 빠진 한국체대를 꺾고 정상에 오르기도 했다.
유 교수는 “공부와 운동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좋은 선례를 만들고 싶다”며 웃음 지었다.
홍천/글·사진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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