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딱 둘뿐인 아이스하키 실업팀 하이원(검은색)과 안양 한라팀 선수들이 27일 경기 고양 실내빙상장에서 아시아리그 경기를 하고 있다. 고양/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맞수열전] 안양 한라·강원 하이원
시속 200㎞의 ‘전광석화’ 퍽을 눈이 쫓기란 불가능하다. 스틱과 스틱은 ‘탁~탁’ 소리를 내며 부닥치고, 몸을 던져 막는 ‘보디체크’에 아크릴 펜스가 덜컹거린다. ‘쉬익~’ 칼날을 타고 전력질주하던 선수가 급제동하면 얼음가루가 부챗살처럼 퍼지는 짜릿함이란. 27일 경기 고양 어울림누리 빙상경기장. 국내 ‘유이’(唯二)의 실업팀 안양 한라와 하이원의 2009~2010 아시아리그 3차전은 시작부터 스피드와 박진감으로 링크를 용광로로 만들었다. 19일 개막 뒤 1승1패였던 두 팀의 이날 경기는 안양 한라의 10-6 승. 죽기살기로 싸우던 선수들은 경기 뒤 일일이 악수를 하며 링크를 떠났다. ‘너 없이는 못사는’ 유이한 맞수이기 때문이다. 아시아리그 제패 위한 경쟁
국내 둘뿐인 아이스하키팀 ■ 링크에선 적, 밖에선 형·아우 두 팀밖에 없다 보니 양쪽 감독과 선수들은 경기장 밖에서는 학창 시절부터 같이 운동해온 선후배 친구 사이다. 하이원의 김희우(42) 감독과 안양 한라의 심의식(40) 감독은 국가대표팀 감독과 코치 사이다. 사석에서는 형·동생 하는 사이이기도 하다. 하지만 차가운 빙상장 위에서는 적일 뿐이다. 후배와 선배가 몸싸움을 벌이며 묘한 신경전을 벌일 땐 아슬아슬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한다.
얼음 위 형·아우의 대결, 하얀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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