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원
전자랜드에 대역전극 ‘반란’ 조짐
약팀 평가에 “뭔가 보여주겠다” 의욕
약팀 평가에 “뭔가 보여주겠다” 의욕
2009~2010 케이씨씨(KCC) 프로농구는 케이티앤지(KT&G)와 오리온스가 ‘2약’으로 꼽히고 있다. 케이티앤지는 팀의 간판 주희정을 서울 에스케이(SK)로 트레이드했고, 주희정과 맞바꾼 김태술을 비롯해 양희종, 김일두 등 핵심 멤버들이 모두 군에 입대했다. 기존 주전급이라곤 은희석과 황진원뿐이고, 이름조차 생소한 새 얼굴이 대다수다. 백업가드가 없어 케이티(KT)에서 뛰던 박상률을 전창진 감독에게 사정해 데리고 왔을 정도다. 엘지와의 시즌 첫 경기에서 진 것도 당연하게 여겼다.
하지만 케이티앤지는 ‘반란’을 꿈꾸고 있다. 이상범 감독은 “‘2약’이라는 소리를 들으니까 선수들이 더 오기가 생기는 것 같다”고 했다.
실제 케이티앤지는 21일 전자랜드와의 경기에서 연장 끝에 대역전극을 일으키면서 ‘반란’ 조짐을 보였다. 특유의 찰거머리 수비와 가로채기에 이은 속공, 호쾌한 3점슛으로 관중들을 열광시켰다. 박종천 전자랜드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고비 때마다 실책을 저지르고 튄공잡기를 놓쳐 속공을 허용했다”며 한숨지었다. 케이티앤지가 대역전극을 펼치자 시범경기에서 에스케이와 전자랜드를 상대로 2승을 거둔 것도 새삼 회자되고 있다.
팀의 에이스가 된 황진원(사진)은 21일 경기 뒤 “1승1패, 승률 5할이니까 이제 중위권 아니냐”고 너스레를 떤 뒤 “한 자리 점수 차이는 언제든 뒤집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우리의 팀 컬러”라며 의욕을 보였다. 이상범 감독도 “경기에 꼭 이겨야 반란이 아니라 선수들이 조금씩 농구에 눈을 뜨는 것도 반란이다. 우리 선수들이 반란을 일으킬 것 같다”며 흐뭇해했다.
안양/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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