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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연패 박종천 감독 ‘병상투혼’

등록 2009-11-10 20:25수정 2009-11-10 23:28

김동훈 기자
김동훈 기자




김동훈 기자의 슬램덩크 / 1977년, 김동원 연세대 감독은 센터 때문에 깊은 고민에 빠졌다. 주전 센터 신선우는 졸업을 앞두고 있었고, 1m95의 대형 센터 조동우는 무릎 부상이 심각했다. 그런 그에게 희소식이 날아들었다. 서울체고 졸업반인 1m94의 박종천이 연세대 진학을 결정한 것. 그 무렵 서울 신촌의 한 찻집에서 박종천을 만난 신선우는 한눈에 자신을 이을 대형 센터라고 직감했다.

박종천은 4학년 때 주장을 맡아 고려대와의 정기전에서 승리하며 고려대 49연승 신화에 짓눌렸던 연세대의 자존심을 세웠다. 졸업 뒤에는 친형 같은 선배 신선우가 있던 현대전자를 택했다. 삼성전자와 스카우트 경쟁을 벌였던 당시 방열 현대전자 감독은 4년 전 김동원 연세대 감독이 그랬던 것처럼 쾌재를 불렀다. 그는 1982년 국가대표에 발탁돼 뉴델리 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을 일궜고, 1983년에는 현대전자가 농구대잔치 원년 우승을 차지하는 주역으로 활약했다. 그의 농구 인생 최고의 전성기였다.

지도자로 우승도 맛봤다. 2001년 여자프로농구 주부 선수 5명이 있던 현대 감독을 맡아 이듬해 팀을 정상에 올려놓았다. 당시 현대 여자팀의 끈끈한 수비농구는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그는 1997년 국내 남자 프로농구 출범 뒤 14시즌 가운데 10시즌을 감독 또는 코치로 코트를 지키고 있다.

그런 그가 요즘 농구 인생 최대의 시련을 겪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인천 전자랜드 사령탑에 올랐지만 최근 10연패 수렁에 빠졌다.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두통과 장염으로 나흘째 입원중이다. 식사를 제대로 못해 몸무게가 10㎏이나 빠졌다.

비시즌 때 팀의 주축인 서장훈(무릎), 김성철(허리), 이한권(팔꿈치), 정영삼(어깨) 등이 하나같이 부상에 시달리며 외국 선수와 채 손발을 맞추기도 전에 시즌을 맞았다. 경기 운도 따르지 않았다. 지난달 14일 시즌 개막 뒤 지금까지 12경기 가운데 딱 한 번을 빼곤 이틀에 한 번씩 경기를 치렀다. 제대로 쉬지 못한 선수들의 경기력이 좋을 리 없었다. 다 이긴 경기를 막판 실책 때문에 놓친 경우가 허다하다.

박 감독은 병상에서도 새 외국 선수를 테스트하는 등 연패 탈출의 의욕을 보이고 있다. 올 시즌은 이제 고작 20%밖에 치르지 않았다. 지난해 전주 케이씨씨는 시즌 중반 8연패로 9위까지 추락하고도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그가 고향 여수의 돌산처럼 단단하고 꿋꿋하게, 전자랜드의 상징 코끼리처럼 우직하게 한발한발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고 싶다.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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