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안산 와동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라이벌전에서 삼성생명 박정은(맨 왼쪽), 이종애(맨 오른쪽)와 신한은행 강영숙(왼쪽에서 둘째), 정선민이 튄공을 다투고 있다. 안산/연합뉴스
로벌슨 부상 투혼…신한은행에 9연패 악연 끝
“이겨서 안아파” 여자농구 라이벌다운 명승부
“이겨서 안아파” 여자농구 라이벌다운 명승부
1차 연장 초반 용인 삼성생명 킴벌리 로벌슨(23)이 왼발목을 다쳐 코트에 나뒹굴었다. 고통을 호소하던 그는 코트 밖으로 나갔다가 잠시 후 다시 들어왔고, 언제 다쳤냐는 듯 펄펄 날았다. 75-78로 뒤져 패색이 짙던 1차 연장 막판 연속 4득점으로 승부를 뒤집었고, 81-79로 앞선 2차 연장에서도 박정은의 3점슛이 빗나가자 번개같이 뛰어들며 튄공잡기에 이은 골밑슛으로 점수를 벌렸다.
12일 안산 와동체육관에서 열린 THE BANK 신한은행 2009~2010 여자프로농구. 삼성생명이 혼혈 로벌슨의 깜짝 활약으로 여자프로농구 사상 6번째(3차 연장 1번 포함)로 2차 연장까지 펼친 끝에 안산 신한은행을 89-81로 물리쳤다. 지난해 11월24일 이후 챔피언결정전 포함 9연패 끝에 1년 만에 거둔 승리였다. 삼성생명은 시즌 첫 경기에서 신한은행에 패한 뒤 파죽의 9연승을 달리며 2위 신한은행(7승3패)과의 간격을 두 경기로 벌렸다.
세 시즌 연속 1·2위를 다투는 라이벌 대결답게 역전 6번, 동점 11번을 주고받는 명승부였다. 50분을 풀타임으로 뛴 삼성생명 이미선(22점·11튄공잡기·7도움주기)은 경기가 끝나자 코트에 주저앉았다. 그는 신한은행을 이긴 것에 대해 “체한 게 내려간 것 같다”며 웃었다.
전반 내내 끌려가던 신한은행은 전주원(11점·7도움)이 3쿼터 맹활약을 펼치며 승부를 안갯속으로 몰고 갔다. 신한은행은 1차 연장전에서 정선민(38점·14튄공잡기)이 연속 8득점하며 승기를 잡는 듯했다. 그러나 1차 연장이 끝날 무렵 전주원이 5반칙으로 물러나자 승부는 2차 연장에서 급격히 삼성생명 쪽으로 기울었다.
부상 투혼을 보인 로벌슨(15점·7튄공잡기)은 4쿼터와 연장전에서만 10점을 몰아 넣는 집중력을 보였다. 그는 경기 뒤 “이겨서 아프지 않다”며 웃었다. 이호근 삼성생명 감독은 “졌다고 생각했을 때 로벌슨과 이미선이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한 게 승인”이라고 했고, 임달식 신한은행 감독은 “쉬운 슛을 10개나 놓친 게 아쉬웠다. 졌지만 재미있는 경기를 한 것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안산/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12일 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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