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무 선임기자
김경무 선임기자의 스포츠오디세이 / 요즘 제주도행 주말 비행기표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 힘들다고 합니다. 이번주 이곳에서 여자프로골프 투어 대회를 개최하는 쪽 사람들도 일요일에 올라오는 표를 일부 확보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더군요. 신종 플루와 경제위기 영향으로 골퍼와 신혼여행객들이 제주로 몰려 그렇다고 합니다. 국외로 골퍼들을 빼앗기던 제주도 골프장들엔 희소식인 모양인데, 고민도 적지 않은 듯합니다. 현재 제주도에 운영중인 골프장은 26개로, 9개가 더 생길 예정입니다. 도 임야면적의 5% 이내로 전체 골프장 면적이 제한돼 있는데 거의 다 찼다고 합니다. 2003년까지만 해도 9개가 운영중이었으나, 6년 만에 3배가량 늘어난 것입니다. 내장객도 2003년엔 74만2600여명이었던 게, 올 한 해 9월까지만 115만9000여명을 기록했을 정도입니다. 제주도와 지역골프장협의회는 국외로 빠져나가는 골퍼들을 잡기 위해 그동안 <골프천국 제주>라는 가이드북을 만들어 전국 골프연습장과 여행사 등에 배포하고, 그린피와 카트피를 대폭 내리는 등 특단의 조처를 해왔습니다. 카트료는 8만원에서 4만원까지 내렸습니다. 오라컨트리클럽의 한순섭 상무보는 제주도 골프의 장점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요즘 기후가 아열대화돼 바람도 많이 불지 않는다. 기온도 1.5도나 상승했다. 올해는 태풍도 안 왔다. 세계 유명 골프장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골프장이 많다. 골퍼들에겐 파라다이스다.” 그래서 제주를 찾는 골퍼들이 증가 추세인데, 문제는 항공난이라고 골프장 사람들은 아우성입니다. 사이프러스골프&리조트의 강대옥 지배인은 “얼마 전 창립회원한테 전화가 왔는데, 항공 예약이 되지 않아 주말에 갈 수 없다며 회원권을 팔아버리고 싶다고 했다”고 한숨을 쉬더군요. 그는 “경영난에 허덕이는 제주 골프장들이 사는 길은, 정부와 제주도가 적극 나서서 항공 부킹난을 해소해주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제주도도 “신공항 건설이 필수고, 국외직항 노선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중앙정부와의 조율이 잘 안 되는 모양입니다. 제주 골프장들은 도에 접근성이 좋은 중국 골퍼 ‘특수’에도 기대를 걸고 있지만, 역시 이들을 한꺼번에 수용할 수 있는 항공체계가 제대로 돼 있지 않다고 불만입니다. 잠재적 수요자와 제주도를 모두 만족시킬 묘안은 과연 없는 걸까요?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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