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무 선임기자
김경무 선임기자의 스포츠오디세이 / 지난 24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2009 아시아축구연맹(AFC) 시상식이 열려 모두 18개 부문에서 영광의 주인공이 가려졌습니다. 아랍세와 일본에 밀려 아시아축구연맹(AFC) 안에서 아직 큰 힘을 쓰지 못하는 한국 축구가 ‘올해의 감독’(허정무) 등 5개 부문에 수상자를 배출하는 낭보가 전해져 왔습니다. 그런데 이날 시상식에 참가한 한국 축구 한 고위 관계자는 취재진들에게 ‘올해의 선수’ 선정과 관련해 노골적인 불만을 토로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내가 저 사람(무함마드 빈 함맘 아시아축구연맹 회장)하고 생각이 다른 겁니다. 시상식 참가 못하면 어때요, 잘하는 선수 줘야지.” 그는 “우리 프리미어리그 진출 선수들 몇 명이죠?”라며 박지성, 이청용 등 이름을 줄줄이 대고 난 뒤, 매우 불만스런 표정을 지었다고 합니다. 아시아축구연맹은 시상식에 다른 부문은 수상 확정자만 초청하지만, 올해의 선수 부문만은 후보자들을 모두 오게 하고 불참자는 상을 주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 관계자는 한국 축구가 올해 월드컵 본선 7회 연속 진출, 챔피언스리그 제패, 17살 이하와 20살 이하 월드컵 8강 진출 등 가장 놀라운 성과를 이뤄냈는데, 올해의 선수 후보군에 한 명도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겁니다. 결국 이날 시상식 최고의 꽃인 올해의 선수에는 일본의 엔도 야스히토(감바 오사카)가 선정됐습니다. 일본의 나카무라 겐고(가와사키 프론탈레), 시리아의 피라스 알 하티브(알 아라비), 바레인의 사예드 모하메드 아드난(알 코르) 등 그다지 명성 없는 선수들과 경합한 결과입니다. 엔도는 소속팀의 챔피언스리그 진출과 일본의 4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감바 오사카는 챔피언스리그 16강전에서 탈락했고, 일본은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에서 오스트레일리아(6승2무)에 이어 2위(4승3무1패)로 본선에 올랐습니다. 그런데도 각 경기 커미셔너와 아시아축구연맹 기술연구분과 위원들이 매긴 점수에서 120점으로 최고를 받았다고 합니다. 한국은 박지성이 2007년 후보군에 올랐으나 시상식에 불참하는 바람에 받지 못했습니다. 1989년부터 91년까지 3년 연속 김주성(현 축구협회 국제부장)이 올해의 선수에 오른 적은 있으나, 1994년 공식 시상식이 생기곤 아직까지 다른 선수들은 없다고 하네요.
김경무 선임기자kkm100@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