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살 동갑내기 유은희(왼쪽)와 이은비가 29일 막을 내린 29일 막을 내린 SK국제여자핸드볼그랑프리에서 맹활약하며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연합뉴스, 대한핸드볼협회 제공
처음 태극마크 달고 세계선수권대회 활약
이은비 3경기 17골 유은희 차기 주전 예약
이은비 3경기 17골 유은희 차기 주전 예약
‘아줌마 부대’로 불리는 국가대표 여자핸드볼팀에서 19살 새내기 이은비(부산시설관리공단)와 유은희(벽산건설)가 제2의 ‘우생순’ 신화를 준비하고 있다.
유난히 노장들이 많던 여자대표팀은 중국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12.5~20)를 앞두고 세대교체를 단행해 30대가 우선희(31·삼척시청)와 명복희(30·용인시청) 둘뿐이다. 대표팀 16명 가운데서도 이은비와 유은희는 1990년생으로 가장 나이가 어리다. 그러나 둘은 29일 막을 내린 에스케이(SK)국제여자핸드볼 그랑프리에서 빛나는 활약을 펼치며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처음 태극마크를 단 이은비는 주전 레프트윙 장은주(20·삼척시청) 대신 투입돼 세 경기에서 17골을 몰아넣는 깜짝 활약을 펼쳤다. 특히 호주와의 경기에서 두 팀 최다인 8골을 터뜨리며 경기 최우수선수에 선정된 데 이어 이번 대회 베스트7에도 뽑혔다. 장은주가 브라질과의 1차전에서 발목 인대가 끊어지는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제외됐지만, 이재영 감독은 ‘이은비의 재발견’으로 한시름 놓게 됐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은비가 소속팀에서는 센터백이나 레프트백을 맡고 있다는 것. 키는 작지만 발이 빨라 이 감독의 권유로 태릉선수촌에 입촌한 뒤 윙으로 포지션을 바꿨다가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이 감독은 “레프트윙 자리가 아직 생소하지만 경기 운영 능력이 탁월하다”며 “슈팅 각도를 조절하는 능력 등 배워야 할 점이 많지만 감각이 뛰어나 좋은 선수로 성장할 것”이라고 칭찬했다.
유은희는 왼손잡이가 꼭 필요한 라이트백 자리에서 부상중인 최임정(28·덴마크 오르후스)의 대를 이을 선수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대회에선 주전 명복희의 뒤를 받치며 세 경기에서 7골을 넣었다. 1m78의 큰 키이면서도 언더슛에도 능하다. 지난해 아시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국가대표 상비군에 뽑혔지만 고질적인 발목 부상으로 태릉선수촌을 나왔다가 이번에 정식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재영 감독은 “신체조건이 좋고 슈팅 능력도 뛰어나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며 “체력을 보완하고 경험만 쌓는다면 대형 선수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한국은 24개국이 참가한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D조에 속해 개최국 중국, 스페인, 코트디부아르, 아르헨티나, 카자흐스탄과 경기를 치른다. 이재영 감독은 “패기있고 정신력이 강한 신진급 선수들이 뜻밖에 잘 해주고 있어 선수 활용 폭이 넓어졌다”며 “조 1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한 뒤 4강까지 노려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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