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무 선임기자
김경무 선임기자의 스포츠오디세이 / 요즘 국내는 물론, 전세계에서 축구 심판 판정을 두고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2010 남아공월드컵 유럽예선 플레이오프에서 일어난 티에리 앙리의 ‘핸드볼’ 사건은, 프랑스와 아일랜드 두 나라 사이에 깊은 감정의 골까지 만들고 말았습니다. K리그 6강 플레이오프에서는, 주심 판정에 항의하다가 신태용 성남 일화 감독이 퇴장당해 다음 두 경기 잇따라 스탠드에서 무전기를 들고 지휘하는 모습이 연출됐습니다. 뭐 007 작전을 펼치는 것도 아니고 썩 보기 좋지 않았습니다. 프로농구와 여자프로농구에서도 감독들이 심판 판정이 잘못됐다며 난리를 피우는 일이 잦습니다. 물론 비디오 화면을 돌려 보면, 심판들의 명백한 오심이 적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일부 주장대로 의도적으로 특정팀을 돕기 위한 판정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순간적으로 벌어진 경기 상황을 심판이 일일이 다 완벽하게 잡아낼 수는 없다고 봅니다. 그래서 오심도 심판 판정의 일부라는 말까지 생긴 것이 아닌가 합니다. 그런 면에서 국내 감독이나 선수들이 사사건건 심판 판정에 항의하며 심판들에게 거칠게 대드는 모습은 너무 볼썽사납고 살벌하기 짝이 없습니다. 프리미어리그만 봐도, 심판 권위는 대단합니다. 축구 선진국이라는 그 쪽도 오심이 잦아 한바탕 소란도 일지만, 선수들이 심판을 몸으로 몰아붙이는 따위의 행동은 하지 않는 게 보통입니다. 그랬다가는 자칫 선수 생명이 끝장날 수 있는 상벌규정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수많은 팬들이 지켜보고 있는데,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을 해대며 심판을 밀어붙이는 행위는 용납돼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신태용 감독이 챔피언결정전 1차전을 앞두고 “심판 판정이 잘못되더라도 심판에게 이야기하지 말라고 오늘도 선수들에게 주의를 줬다”고 말한 것은, 그런 점에서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대신 국제축구연맹이나 프로축구연맹으로서는 오심으로 특정 팀이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적극 나서야 합니다. 국제축구연맹이 추진하고 있는 ‘6심제’를 프로축구연맹이 플레이오프부터 도입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이미 메이저리그나 국내 프로야구에서는 홈런에 대해서는 비디오 판독을 도입해 판정에 정확성을 기하고 있습니다. 테니스도 윔블던 등 그랜드슬램대회에 ‘호크 아이’(매의 눈)라는 것을 도입해, 서브 등의 아웃 여부를 공정하게 가려줍니다. 김경무 선임기자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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