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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포츠일반

발은 미끌미끌 땀은 삐질삐질

등록 2009-12-15 22:51

김동훈 기자가 지난 13일 태릉선수촌 빙상장에서 컬링을 배우며 스톤의 질주거리를 3~5m 정도 연장시켜주는 스위핑(빗질)을 하고 있다.  김경호 기자 <A href="mailto:jijae@hani.co.kr">jijae@hani.co.kr</A>
김동훈 기자가 지난 13일 태릉선수촌 빙상장에서 컬링을 배우며 스톤의 질주거리를 3~5m 정도 연장시켜주는 스위핑(빗질)을 하고 있다.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나도 해볼까] 컬링




처음엔 우습게 생각했다. 스톤을 굴리고, 브러시로 얼음판을 스위핑(빗질)하는 단순한 운동처럼 보였다. 내 선입견은 컬링화를 신자마자 무참히 깨졌다.

■ 중심은 무너지고 지난 13일 저녁 8시 태릉선수촌 빙상장. 양재봉 코치(서울시컬링협회 선수이사)가 건네 준 컬링화를 신었다. 왼발 바닥에 플라스틱이 붙어 있고, 미끄러지지 말라고 고무 덧신을 신었다. 경기장으로 나갔다. 스톤을 투구하기 위한 자세를 배웠다. 우선 왼발의 덧신을 벗었다. 순간 미끄러워 얼음판에 고꾸라질 뻔했다. 빙판에 박힌 핵(고무 발판)에 오른발을 대고 길게 뻗었다. 왼발바닥은 빙판에 대고 직각으로 구부렸다. 육상 단거리 스타트 라인에 선 것과 흡사한 자세다. 오른손으로 스톤을 쥐었고, 왼손을 쭉 펴서 브러시를 잡은 채 몸에 딱 붙였다. 준비자세만으로도 버티기 힘들었다. 오른허벅지는 뻐근했고, 왼발은 얼음판에서 중심을 잡지 못한 채 미끌거렸다.

단순 운동? 두뇌싸움!
얼음위 걷기도 힘들어

■ 스톤 투구의 굴욕 스톤을 투구하려면 오른발로 핵을 밀치고 나가 호그라인(핵에서 10m 지점)을 벗어나기 전에 스톤을 손에서 놓아야 했다. 하지만 나는 핵을 아무리 박차고 나가도 호그라인까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옆 경기장 선수들의 스톤 투구동작을 유심히 살펴봤다. 부드럽게 미끄러져 호그라인 직전에 스톤을 살며시 놓았다. 마치 수영할 때 발로 벽을 박차고 나가 팔을 젓지 않고도 일정 거리까지 부드럽게 나아가는 것과 같았다. 몇 번을 반복해도 호그라인은 멀기만 했다. 그보다 왼발이 미끄러워 미칠 지경이었다. 한 번 스톤 투구를 한 뒤 원위치로 돌아오려면 거의 엉금엉금 기다시피 뒷걸음질을 쳐야 했다.

■ 스위핑으로 땀 범벅 “스톤 투구를 그만 하고 스위핑을 배워보자”는 양 코치의 말이 너무 반가웠다. 미끄러워 중심을 잡느라 쩔뚝거리던 왼발에 고무 덧신을 신었다. 살 것 같았다. 양 코치는 “(브러시로 얼음판을 빗질하는) 스위핑은 스톤의 질주거리를 3~5m 정도 연장시켜주고, 스톤의 방향도 바꿀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 전에 얼음 표면에 물을 뿌려 물방울을 순식간에 얼리는데, 이 때 만들어진 페블(얼음 표면에 형성된 물방울 얼음)을 스위핑하면 얼음판 위의 먼지나 서리를 제거하고 스톤과 얼음의 마찰 저항을 줄여 잘 미끄러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스위핑은 설렁설렁 하는 게 아니었다.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스위핑을 반복해야 스톤이 더 전진할 수 있었다. 팔이 아플 정도로 얼음판을 닦았다. 어느새 온몸은 땀으로 젖었고 숨이 가빴다. 양 코치는 “50m를 전력질주하는 운동량과 같다”고 했다.

“50m 전력질주와 비슷”
스위핑 엄청난 운동량

■ 컬링이란 컬링은 4명이 한 팀을 이뤄 8개의 스톤을 가지고 상대 팀과 점수를 겨루는 경기다. 두 팀 16개의 스톤이 투구되면 1엔드가 끝나고, 상대편 스톤보다 하우스(원) 중심에 가까이 있는 스톤의 갯수만큼 점수가 된다. 한 팀의 스톤이 8개이니 1엔드에서 최대 8점까지 딸 수 있고, 경기는 10엔드까지 진행된다.


하우스 안에 있던 상대 스톤을 밀어내기도 하고, 스톤이 곡선을 그리는 ‘마술’을 부리기도 한다. 얼핏 보면 얼음판 위에 펼쳐지는 ‘알까기’ 같지만, 치열한 두뇌싸움을 벌이는 ‘빙판 위의 바둑’이다.

■ 컬링을 배우려면 매주 일요일 저녁 7시부터 3시간 동안 태릉선수촌 빙상장에서 동호회 활동이 이뤄진다. 회비는 월 2만5000원이며, 모든 장비를 지원해 준다.(02-2699-1441 태릉컬링스쿨동호회) 지방에서는 대한컬링경기연맹(02-419-6281)에 문의하면 각 시도지부로 연결해준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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