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연 끊고 전구단 승리 챙긴 남자농구 팀들
모비스, 삼성전 연패 끝…KT, 모비스에 일격
모비스, 삼성전 연패 끝…KT, 모비스에 일격
울산 모비스는 지난 16일 프로농구 원정 11연승 신기록을 달성했다. 그런데 그 상대가 서울 삼성이었기에 기쁨이 더했다.
모비스는 삼성에 정규리그 통산 전적에서 28승45패로 크게 뒤져 있다. 포스트시즌도 마찬가지. 2005~2006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4전 전패의 수모를 당했고, 지난 시즌이던 4월9~13일 4강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 뒤 2·3·4차전을 내리 졌다.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서 1·2라운드를 모두 내주는 바람에 최근 삼성과의 맞대결에서 5연패를 당했다. 정규리그 1위를 달리면서도 전구단 상대 승리를 달성하지 못한 것도 삼성 때문이었다. 그런데 마침내 16일 삼성을 꺾고 원정 11연승, 전구단 상대 승리(세 번째), 삼성전 5연패 탈출 등 세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았다.
그동안 유난히 삼성에 약한 모습을 보인 것에 대해 유재학 감독은 “마지막 기회에 어떤 공격을 하려고 하면 이상민이나 강혁, 테렌스 레더 같은 노련한 선수들이 그걸 알아차리고 길을 탁탁 막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실 기록은 신경 쓰지 않으려고 했지만 신기록 달성을 앞둔 상대가 왜 하필 삼성인지 했다”며 “기록 달성도 좋지만 그 때문에 또 신경 쓸 거리가 하나 더 생긴 것도 달갑지 않았다”고 밝혔다.
모비스처럼 천적의 사슬을 끊으면 덤이 생긴다. 부산 케이티(KT)는 지난 13일 모비스에 2점 차 짜릿한 승리를 거두고 7연패에서 탈출했다. 그리고 이날 승리로 모비스 때문에 미뤄야 했던 전구단 상대 승리도 기록할 수 있었다. 3위 전주 케이씨씨(KCC)는 모비스(1위)나 케이티(2위)보다 순위는 아래지만 특별히 약한 팀이 없어 이미 2라운드에서 이번 시즌 첫 번째 전구단 상대 승리 팀이 됐다.
천적 사슬을 끊으려고 벼르는 팀도 있다. 대구 오리온스는 오는 20일 안양 케이티앤지(KT&G)를 상대로 8연패 탈출에 도전한다. 특히 오리온스는 가장 최근 경기인 11월26일 3쿼터 한때 21점 차까지 앞서다가 쓰라린 역전패를 당했기에 이번 승부가 더욱 중요하다. 여자프로농구에서는 안산 신한은행에 2006년 7월3일 승리 이후 3년5개월여 동안 23연패를 당한 천안 국민은행이 올해가 가기 전에 연패 탈출에 도전한다. 두 팀의 5라운드 맞대결은 공교롭게도 올해의 마지막 날(31일) 잡혀 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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