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이벤트성 대회
“일정 단축 위해 두경기”
“일정 단축 위해 두경기”
27일(이하 현지시각) 네덜란드 림뷔르흐에서 막을 올린 2009 국제남자핸드볼대회. 한국과 일본 선수 11명으로 구성된 한·일 연합팀은 이날 오후 2시 세타크체육관에서 열린 조별리그 B조 첫 경기에서 영국 대표팀을 29-20으로 가볍게 완파했다.
그런데 조별리그 두 번째 에스토니아 클럽팀과의 경기 역시 같은날 저녁 9시에 열렸다. 첫 경기를 치른 선수들은 숙소에 돌아와 서너 시간 휴식을 취한 뒤 지친 몸을 이끌고 다시 두 번째 경기가 열리는 파닝엔체육관으로 이동했다. 연합팀은 올 시즌 에스토니아 리그 2위를 달리고 있는 폴바 세르비티를 맞아 전반을 14-13으로 앞섰지만 후반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28-32로 역전패 당했다.
이번 대회는 8개 팀을 두 조로 나눠 사흘 동안 팀당 조별리그 3경기와 준결승·결승전을 치르는 살인적인 일정이다. 핸드볼도 야구처럼 더블헤더(연속경기)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유럽에선 이런 ‘핸드볼 더블헤더’를 흔히 볼 수 있다. 유럽의 각 나라별 핸드볼리그는 9월에 개막해 이듬해 5월까지 이어진다. 그런데 각 나라들은 ‘핸드볼 없이는 죽고 못사는’ 팬들을 위해 6~8월 비시즌 때와 12월 말~2월 초의 시즌 휴식기 때 유럽 전역에서 40여개에 이르는 각종 클럽 대항 이벤트성 대회를 연다.
이처럼 연속경기를 치르는 이유에 대해 유럽 핸드볼에 정통한 강재원 전 중국여자대표팀 감독은 “우선 주최 쪽은 일정을 단축해 대회 경비를 절감할 수 있고, 비시즌 때 여러 대회를 ‘투어’하려는 참가 팀들은 한 대회라도 더 참가할 수 있어서 좋다”고 설명했다. 또 “선수 기용 폭이 넓어져 후보 선수들의 기량을 테스트하기 좋다는 점도 있다”고 덧붙였다. 핸드볼은 전후반 30분씩 치르는데, 이런 연속경기에서는 시간을 전후반 25분씩이나 20분씩으로 단축하기도 한다. 스위스리그에서 7년째 활약중인 국가대표 골키퍼 한경태(34)는 “전·후반 20분씩 하루 세 경기를 뛰어본 적도 있다”고 말했다.
림뷔르흐/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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