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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 희망’ 전덕형 개인지도 전 일본대표 감독 미야카와

등록 2005-06-05 18:06수정 2005-06-05 18:06

단거리기록 갈아치울 날 올겁니다

기록은 깨지기 위해 존재한다.

그러나 한국 육상 100m 기록은 깨지지 않는다. 무려 26년이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서말구가 지난 1979년 9월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유니버시나드 대회에서 작성한 10초34의 숫자에는 켜켜이 먼지가 쌓여 있다.

장재근이 85년 자카르타 아시아 육상경기선수권대회에서 작성한 200m 20초41의 기록도 20년간 깨지지 않고 있다.

한국 육상의 불명예이기도 하다. 이웃 일본은 이미 100m에서 10초00을 기록하고 9초대에 도전하고 있다.

그런 한국 단거리 기록 경신을 위해 일본의 전 국가대표 단거리 감독과 한국 육상의 유망주가 손을 잡았다.

마치 한국 축구를 4강에 올려놓은 히딩크 감독처럼 한국 육상의 부흥을 위해 일본 지도자가 나선 것이다.


12년동안 일본국가대표 이끌며
세계수준 끌어올린 지도자
한국 단거리 유망주 제자 삼아
과학적 방법으로 찬찬히 가르쳐
“탁월한 역량…좋은 결과 자신”

미야카와 지아키(58) 일본 도카이대 교수는 그리 크지 않은 170㎝에 평범한 외모를 갖고 있다.

그러나 그는 한창때 100m를 10초30에 뛴 전 일본 국가대표선수이다. 현역에서 은퇴한 뒤 그는 1984년부터 1996년까지 12년간 일본 단거리 국가대표 감독을 맡았다. 그리고 놀라운 지도력을 보였다.

그가 지도한 다까노 히쯔미는 92년 바로셀로나 올림픽 800m에서 8위(44초78)를 차지했고, 이토 고지는 100m 아시아 최고기록(10초00)을 보유하고 있다. 그가 일본 단거리를 세계 수준으로 올린 것이다.

그런 미야카와 교수가 지난해 10월부터 한국 단거리의 희망 전덕형(21·충남대)를 개인 사사하고 있다. 국가대표 감독 은퇴뒤 대학에서 교편을 잡고 있던 미야카와가 전덕형을 일본에 불러들여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는 것이다.

그의 훈련법은 독특하고, 과학적이고, 그 효과는 가시화 되고 있다.

전덕형은 지난 3,4일 대구에서 열린 전국육상선수권대회에서 100m(10초51),200m(20초98)를 모두 휩쓸며 국내 단거리 최고 선수로 자리 잡았다.

결승점을 통과한 전덕형은 거친 숨을 헐떡이며 일본인 스승에게 다가갔고, 스승은 부드러운 미소를 띄운 채 어깨를 다독 그렸다.

놀라운 것은 전덕형은 대회를 앞두고 보름동안 한번도 스파이크화를 신고 훈련하지 않았다. 스승은 그에게 보통 조깅화를 신고 훈련하라고 했고, 전덕형은 그 지시를 충실히 따른 것이다.

“그에게 스피드에 대한 감각을 심어주기 위해 쇠징이 없는 운동화를 신고 달리도록 했지요”

미야카와 교수는 전덕형이 일본에 온 뒤 4개월 동안 과연 전덕형이 어떤 훈련을 받아낼 수 있는지 만을 테스트 했다고 한다. 그리고 지난 2월부터 비로소 주법 같은 기술적인 문제에 접근했다고 한다.

“테스트 결과 전덕형은 신체(185㎝,74㎏)가 아시아권을 넘어선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어요. 또 어떤 어려운 훈련도 감내하는 인내심도 있더군요. 무엇보다도 그를 지도하고 싶게 만든 것은 그의 인간성이었어요.”

스승을 인간성으로 감동시킨 전덕형은 현재 유일한 그의 제자이다.

전덕형의 주법이 바뀌었다. 이전에는 무릎을 가능한 높이 올려 보폭을 늘리는데 주력했다면, 이제는 골반을 많이 이용해 무게 중심을 앞으로 옮기며 발을 빨리 움직이는 주법으로 바꾼 것이다.

복근이 약한 전덕형은 그동안 복근 강화를 위한 웨이트 트레이닝을 집중적으로 받았다.

스승은 전덕형의 유연성을 강화시키기 위해 앞으로 체조 전문가를 소개시켜줄 계획이다.

“좋은 결과가 나올 것입니다. 기다리십시요.” 미야카와 교수는 전덕형을 세계적인 선수로 키울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이정흔 충남대 교수는 “미야카와 교수의 교습법은 정말 과학적이고, 선수를 자신보다 위에 놓고 존중하는 선진기법”이라며 미야카와 교수에 깊은 신뢰를 보였다.

전덕형이 20년 이상 묵은 한국 기록을 갈아 치우는 날, 아마도 미야카와 교수는 조용히 전덕형의 어깨를 다독거릴 것이다.

대구/글 사진 이길우 기자 niha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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