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농구 외국인선수 부진·주전 부상으로 무너져
프로농구 서울 에스케이(SK)는 시즌 전 우승후보로 꼽혔다. 주희정, 김민수, 방성윤 등 국가대표 3인방에 미국프로농구(NBA) 10년 경력으로 국내 프로농구 사상 최고의 외국인선수라는 평가를 받은 사마키 워커가 가세했기 때문. 또 새내기 변현수가 시즌 초반 펄펄 날면서 최고의 베스트5로 개막 뒤 4연승을 달렸다.
그런데 4라운드가 진행중인 4일 현재 에스케이의 성적은 10개 팀 중 최하위다. 11월15일 이후 20경기에서 1승19패의 참담한 성적을 냈다. 최근 11연패로 팀 최다연패와 타이를 이뤘다. 그 사이 김진 감독이 물러나고 프로농구 역대 최다승에 빛나는 ‘신산’ 신선우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 에스케이 꼴찌 미스터리에 대한 그의 말은 뭘까.
신 감독은 가장 큰 문제를 외국인선수에서 찾았다. 사마키 워커와 조 대버트는 골밑에만 버티는 ‘빅맨’이다. 외곽에 찬스가 나도 아예 3점슛을 못 던지는 ‘반쪽 선수’다. 그러다보니 국내 선수가 기막히게 도움주기를 해도 골로 연결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에스케이는 신 감독 취임 뒤 조 대버트를 죠 크래븐호프트로 뒤늦게 바꿨다.
둘째로 방성윤(발목), 김민수(얼굴 골절), 주희정(허리) 등 주축 선수들의 부상 ‘돌림병’을 꼽았다. 지금은 변현수가 허리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져 있다. 신 감독은 “부상으로 체력훈련을 제대로 못했다”며 “외국인선수의 부진과 국내 선수의 부상으로 팀이 도미노처럼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셋째, 주축 선수들이 수비나 튄공잡기 등 ‘궂은 일’ 보다는 공격 성향을 보인 점을 지적했다. 무리한 외곽슛으로 상대에게 역습을 허용하며 조직력이 무너졌다. 신 감독은 “큰 변화 보다는 선수들간 밸런스를 극대화하고 있다”며 “(내 색깔의 농구는) 한 달 정도 지나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신산’의 호쾌한 ‘토털 바스켓’으로 에스케이가 연패에서 벗어날지 주목된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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