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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포츠일반

39살 전주원의 ‘저물지않는 청춘’

등록 2010-01-05 20:32

김동훈 기자의 슬램덩크
김동훈 기자의 슬램덩크




김동훈 기자의 슬램덩크 /

1972년생이니 새해 우리 나이로 서른아홉이다. 딸 수빈이는 일곱 살이 됐다. 내년이면 학부모가 된다. 최윤아(25), 김단비(20) 등 같은 팀 후배들은 “선생님”이라고 부른다. 전주원(신한은행)은 “주변에서 나이 얘기하면 서글프다. 마음은 아직 20대”라며 웃는다.

마음뿐 아니다. 적어도 코트 위의 전주원은 청춘이다. 4일 우리은행과의 경기에서도 23분을 뛰었다. 6득점 5튄공잡기 4도움주기. 이번 시즌 평균 8.4득점 4튄공잡기 7.3도움주기를 했으니 평소보다 못한 게 이 정도다. 서른여덟의 마지막 날인 12월31일 국민은행전에서는 무려 35분44초를 뛰며 더블더블(12득점 11도움주기)을 기록했다.

더 놀라운 것은 출장시간이다. 이번 시즌 평균 30분58초다. 비슷한 또래 남자선수들도 대부분 은퇴했거나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더 많다. 그런데 그는 되레 최근 3년 동안 평균 출장시간이 점점 늘고 있다.

2006년 여름, 태백산 전지훈련 때 일이다. 선수들은 날마다 심한 경사로 악명 높은 함백산 크로스컨트리 7.4㎞를 오르내렸다. 그런데 언제나 1등은 ‘수빈이 엄마’ 전주원이었다. 요즘도 코트에서 펄펄 나는 것을 보고, 임달식 감독은 “체력을 안배하는 요령으로 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그런 노하우는 30대 선수들이라면 다 안다”며 애써 의미를 축소했다. 늘 이런 식으로 겸손하다. 사실 그는 팀 공헌도에 견줘 연봉이 적은 편이다. 하지만 “이 나이에 많이 받으면 부담돼서 못 뛴다”며 손사래를 쳤다.

2005년 초, 신한은행은 꼴찌였다. 당시 은퇴 뒤 플레잉코치였던 그의 복귀설이 솔솔 나왔다. 그는 “사람들은 내가 아이 낳고 쉬었던 기억은 없을 것”이라며 신중했다. 결국 그는 복귀했고, 꼴찌이던 팀을 순식간에 정상으로 이끌었다. 자신은 생애 처음 챔피언전 최우수선수에 등극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3년 내리 팀을 정상에 올려놓았고, 그 자신은 4년 동안 도움주기 여왕 자리도 놓치지 않고 있다.

전주원은 “언제까지 농구 할 것이냐”는 질문에 답하기 가장 어렵다고 했다. 사실 그건 그 자신도 모른다. 그저 “매 시즌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뛸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나이까지 농구 할 수 있다는 데 그저 감사할 뿐”이라고 했다. 그의 바람은 오직 하나, 코트를 떠날 때까지 다치지 않고 즐겁게 농구 하는 것이다. 마음 비우고 즐기면서 하는 농구. ‘농구선수’ 전주원이 장수하는 비결 같다.


김동훈 기자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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