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연패’ 우리은행 ‘아 4.6초’
동점 6번·역전 10번 사투 벌이다 금호생명에 역전패
경기 종료 2분45초 전, 춘천 우리은행 김계령의 패스를 받은 김은혜가 중거리슛을 성공시켰다. 김계령은 10번째 도움주기로 생애 첫 트리플더블(14점·12튄공잡기·10도움주기)을 완성했다. 그보다 점수가 75-72로 벌어진 게 더 기뻤다. 우리은행은 종료 1분24초 전, 79-74, 5점 차로 점수 차를 더욱 벌리며 12연패 탈출의 희망에 부풀었다.
그러나 악몽이 기다리고 있었다. 구리 금호생명은 김보미와 정미란의 잇단 득점으로 78-79, 턱밑까지 추격했다. 이어 종료 4.6초 전 이경은의 레이업슛으로 기어이 역전에 성공했다. 우리은행은 마지막 공격에서 종료 버저와 함께 임영희의 레이업슛이 실패하며 땅을 쳤다.
경북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THE Bank 신한은행 2009~2010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금호생명이 신정자(21점·9튄공잡기)-강지숙(18점·10튄공잡기) 센터 듀오를 앞세워 우리은행에 80-79,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단독 3위로 올라섰다. 반면 우리은행은 13연패에 빠졌다.
연패에서 벗어나려는 우리은행 선수들은 동점 6번, 역전 10번의 사투를 벌이며 투혼을 불살랐다. 금호생명이 2-3 지역방어를 쓰면 김은혜(19점·3점슛 3개)와 박혜진(12점·3점슛 2개)의 3점포로 수비를 무너뜨렸고, 대인방어를 쓰면 김계령과 임영희(18점)가 몸을 사리지 않고 골밑으로 돌파했다. 하지만 끝내 승리는 우리은행을 외면했다. 김계령은 트리플더블을 세우고도 눈물을 쏟았다. 정태균 우리은행 감독은 마지막 임영희의 레이업슛 동작에서 상대 파울을 선언하지 않은 심판에게 강하게 항의했다. 하지만 승부를 되돌릴 수는 없었다. 정 감독은 “상대 수비 3명이 에워싸면서 신체 접촉이 있었고 파울이 맞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김천/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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