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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포츠일반

연패의 끝에서 희망을 보다

등록 2010-01-26 18:44

김동훈 기자
김동훈 기자




김동훈 기자의 슬램덩크 /

다 잡은 승리를 놓쳤다. 불과 4.6초를 남기고 역전패했다. 어느덧 13연패. 선수들은 엉엉 울었다. 마지막 순간 파울을 선언하지 않은 심판이 원망스러웠다. 정태균 감독은 “모처럼 좋은 경기 했는데 …”라며 가슴을 쳤다. 그는 경기 뒤 곽현채 심판위원장 등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관계자들에게 강하게 항의했다. 한 농구인은 “순둥이 정 감독이 저렇게 화내는 모습은 처음 본다”고 했다.

정태균(51) 춘천 우리은행 감독은 여자농구와 인연을 맺은 지 20년째다. 1991년 빠이롯트 코치로 시작해 대웅제약과 삼성생명 코치를 거쳐 삼성생명과 국민은행 감독을 지냈다. 삼성생명 사령탑을 맡았을 때는 다섯 시즌 동안 세 차례나 정상을 맛봤다. 그런데 “요즘처럼 힘들 때가 없다”고 했다.

정 감독은 지난해 3월 우리은행 사령탑에 선임됐다. 우리은행은 1958년 창단한 우리나라 최초의 여자농구단이다. 하지만 2007년, 전 감독의 불미스런 사건 이후 좀처럼 바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4년 만에 코트에 복귀한 정 감독은 팀 재건에 나섰다. 적극적인 트레이드와 다른 팀에서 은퇴한 선수까지 복귀를 설득해 취약한 포지션을 메웠다. 하지만 김은혜, 홍현희, 김은경, 이은혜 등 주전 대부분이 무릎이나 발목 수술로 병원 신세를 졌다. 멀쩡한 선수가 6명밖에 없었다. 선수가 모자라 6월 퓨처스리그에도 나가지 못했다.

시즌이 시작되고 선수들이 잇따라 돌아왔다. 3라운드에선 3연승을 거두기도 했다. 당시 1위를 달리던 용인 삼성생명도 꺾었다. 3위에 반 경기 차로 따라붙어 3년 만의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도 밝혔다. 하지만 12월, 4라운드부터 악몽이 시작됐다. 13경기에서 내리 졌고, 순위는 다시 바닥으로 추락했다. 접전을 펼치다 늘 경기 막판에 무너졌다. 부상 선수들이 여름철 체력훈련을 못한 탓이 컸다. 다섯 경기 정도는 잡을 수 있었지만 ‘경기 운’, ‘심판 운’조차 따르지 않았다.

하지만 정 감독은 ‘희망’을 잃지 않는다. 지난 24일 구리 금호생명과의 경기에서 선수들은 펄펄 날았다. 비록 1점 차의 아쉬운 역전패였지만 그는 “정말 잘 싸웠다”고 선수들을 격려했다. 우리은행은 29일 최강 안산 신한은행과 경기를 벌인다. 연패 숫자가 ‘14’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정 감독은 “쉽지 않은 경기지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서울 장위동 우리은행 체육관에 다시 선수들의 땀방울이 흐르고 있다.

김동훈 기자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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