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엘 나달에 8강전 기권승
1, 2세트를 내주고 벼랑 끝에 몰린 3세트 두번째 게임. 라파엘 나달(스페인·세계 2위)은 메디컬 타임을 요청했다. 지난해 후반기 내내 자신을 괴롭혀온 무릎이 다시 아팠기 때문. 잠깐 치료를 끝내고 경기를 재개했다. 하지만 무릎 통증은 여전했고, 한 게임을 더 치른 뒤 결국 기권을 선언했다. 나달이 호주오픈과 ‘안녕’을 고하는 순간이었다.
26일(한국시각) 멜버른파크에서 열린 호주오픈 남자단식 8강전. 디펜딩 챔피언 나달과 우승 후보 앤디 머리(영국·4위)가 맞붙었으나, 세트 점수 2-0(6:3/7:6)으로 머리가 앞선 3세트 3-0 상황에서 나달이 기권하면서 경기는 2시간30분 만에 싱겁게 끝났다. 서브 에이스 13개(나달 1개)로 경기 내내 나달을 윽박지른 머리는, 난생처음 호주오픈 4강에 진출하며 74년 만의 영국 선수 메이저대회 우승의 꿈을 부풀렸다. 머리의 준결승전 상대는 앤디 로딕(미국·7위)을 꺾고 올라온 마린 칠리치(크로아티아·14위)이다.
여자단식 8강전에서는 정제(중국·35위)와 쥐스틴 에냉(벨기에)이 각각 마리야 키릴렌코(러시아·53위)와 나댜 페트로바(러시아·19위)를 물리치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둘은 4강에서 맞붙게 된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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