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에스케이(SK)의 크리스토퍼 가넷(가운데)이 7일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의 경기에서 슛을 시도하다 이승준(삼성)에게 막히고 있다.연합뉴스
프로농구, 삼성 6강 예약
엘지는 오리온스 꺾어
엘지는 오리온스 꺾어
신선우 서울 에스케이(SK) 감독과 안준호 서울 삼성 감독은 현역 최고령 사령탑이다. 둘 다 1956년 2월생이고, 키도 188㎝로 똑같다. 1970년대 후반부터 80년대 초반엔 대표팀 센터로 한솥밥을 먹었지만 소속팀에선 현대전자(신선우)와 삼성전자(안준호)로 나뉘어 치열한 맞수 대결을 펼쳤다.
7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09~2010 케이씨씨(KCC) 프로농구. 두 감독이 이번엔 연고지 서울 라이벌로 코트에서 만났다. 신 감독이 에스케이 지휘봉을 잡은 뒤 두 팀의 첫 대결. 안방팀 에스케이는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이 사실상 좌절된 상황이고, 삼성은 전날 인천 전자랜드와의 6위 싸움에서 승리해 이날 경기는 흥미가 떨어졌다. 그런데도 체육관은 맞수 대결을 보려는 관중들로 꽉 찼다.
두 팀은 너무도 닮은 플레이를 보여줬다. 세 번 연속 공격이 실패하면 약속이나 한 듯 상대팀도 세 번 내리 골이 안 들어갔다. 실책을 저지르면 상대팀도 똑같이 실책이 나왔다. 포인트가드 대결도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 1쿼터 주희정(SK·10점·8도움주기·6튄공잡기)이 7점을 넣자, 2쿼터 이정석(삼성·16점·6도움주기·6튄공잡기)이 똑같이 7점으로 맞받았다. 혼혈선수 대결에서도 이승준(삼성·17점·12튄공잡기)이 날면 김민수(SK·20점·9튄공잡기)도 날았다.
주거니 받거니 하던 경기는 결국 4쿼터 막판에 갈렸다. 삼성은 65-64로 앞선 종료 4분여 전부터 이정석의 3점슛, 빅터 토마스(18점·5튄공잡기)의 3점 플레이, 이정석의 골밑슛이 잇따라 터졌다. 결국 삼성은 77-69로 이기고 이번 시즌 에스케이에 5전 전승을 거뒀다. 삼성은 19승23패로 7위 전자랜드(15승29패)와의 승차를 5경기로 벌리며 사실상 6강을 예약했다. 반면 에스케이는 13승30패로 8위에 머물렀다. 에스케이는 김동욱에게 꽁꽁 묶인 방성윤(4점·5튄공)의 부진이 아쉬웠다.
창원 엘지(LG)는 대구 원정에서 오리온스를 86-73으로 꺾고 2연패에서 벗어나며 5위(25승18패)를 지켰다. 오리온스(10승33패)는 5연패로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엘지는 문태영(29점·15튄공잡기)과 크리스 알렉산더(19점·11튄공잡기)가 나란히 더블더블을 기록했고, 오랜만에 강대협(17점·3점 셋)의 외곽까지 터지며 쉽게 이겼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7일 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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