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경신 활약…일본에 완승
막대풍선과 페트병의 대결이었다. 한국 교민 80여명은 태극기를 흔들고 막대풍선을 두드리며 “대~한민국”을 외쳤다. 일본 교민 30명도 일장기를 흔들며 응원했다. 하지만 그들의 응원 소리는 막대풍선에 묻혔다. 일본 교민들은 뒤늦게 페트병을 주워모아 “닛폰~짜자작”하는 박자에 맞춰 두드렸다. 하지만 레바논 관중들까지 신기한 듯 막대풍선 응원과 ‘대~한민국’ 구호에 가세했다. 관중석에서 승리한 한국은 코트에서도 한 수 위의 기량을 과시하며 일본에 완승을 거뒀다.
18일 새벽(한국시각) 레바논 베이루트 알사다크 체육관. 한국이 제14회 아시아남자핸드볼선수권대회에서 ‘월드스타’ 윤경신(7골)과 박중규, 정수영(이상 5골) 등의 활약으로 일본을 30-23으로 꺾고 결승에 올라 대회 2연패에 바짝 다가섰다.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에 26-25, 1골 차로 극적인 승리를 거둔 바레인과 20일 새벽 1시 결승전을 치른다.
수비의 승리였다. 한국은 전반 앞선에 3명, 뒷선에 3명을 배치하는 3-3 전형을 폈다가 후반에는 6명이 일자로 서는 6-0 전형으로 바꿔 일본 벤치를 현혹시켰다. 한-일 스타 대결에서도 윤경신이 완승을 거뒀다. 윤경신은 어깨 통증을 무릅쓰고 고비마다 해결사 노릇을 했다. 반면 일본의 미야자키 다이스케는 정수영-유동근 등 발빠른 한국 수비수들과 골키퍼 강일구의 선방에 철저히 막히며 고작 한 골에 그쳤다.
조영신 한국대표팀 감독은 “사실상의 결승전인데다 한-일전이라 경기 초반 선수들이 긴장해 실책이 많았다”며 “그러나 후반에 일본의 허를 찌르는 6-0 수비로 바꾸면서 크게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바레인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준결승전에서 경기 종료 2초를 남기고 25-25 동점 상황에서 골키퍼가 상대 골문을 향해 길게 던진 공이 그대로 버저비터 결승골로 연결되며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한국은 이번 대회 2차 리그에서 바레인에 39-26, 13골 차로 여유있게 승리한 바 있다.
베이루트/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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