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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포츠일반

“가난한 핸드볼 선수들의 꿈, 키워주고 싶어요”

등록 2010-02-24 16:35

김진수(55) 대한핸드볼협회 부회장
김진수(55) 대한핸드볼협회 부회장
김진수 대한핸드볼협회 부회장
핸드볼 접고 사업가 변신 ‘사비 털어 지원’
공 줍는 일도 마다않는 ‘유쾌한 단장님’




“단장이 무게만 잡고 있으면 되나요? 선수들 훈련할 때 공이라도 주워야지요.”

제14회 아시아남자핸드볼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한국팀에는 숨은 공신이 있다. 바로 이번 대회 한국팀 단장으로 참가한 김진수(55) 대한핸드볼협회 부회장이다.

그와 핸드볼의 인연은 44년 전 어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육성회비를 면제해 준다는 말에 핸드볼부에 들어갔다. 1966년 서울 미동초등학교 5학년 때다. 그와 핸드볼의 인연은 ‘가난’이 가교 구실을 했다. 1972년 고교 2학년 때 핸드볼을 그만뒀다. 대한핸드볼협회에 심부름을 갔다가 평소 존경하던 핸드볼계 어른의 추레한 모습을 보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가난은 오기를 불렀다. 서른둘 젊은 나이에 사업에 뛰어들었다. 다국적기업을 상대로 그들이 만든 제품을 포장하는 회사였다. 어느 정도 돈도 벌었다.

핸드볼과 인연을 끊은지 딱 30년이 지난 2002년 어느날, 서울시핸드볼협회 회장을 맡았다. 대한핸드볼협회 박재수 전무, 최병장 꿈나무 이사, 이향걸 전 창원경륜공단 감독 등 핸드볼 선수 시절 동기들의 권유가 있었다. 2006년부터는 대한핸드볼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2003년 체코 세계여자청소년선수권대회를 시작으로 각종 국제대회에 단장으로 10여차례나 선수단을 이끌었다. 비단장 자격까지 합하면 국제대회 참가 횟수는 40차례가 넘는다. 그는 단장으로 나가는 대회 때마다 사비를 털어 선수단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나처럼 가난했던 선수들이 여전히 많다. 그런 선수들을 이끌어 내가 못 이룬 꿈을 키워주고 싶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 대회마다 그가 사비로 내놓는 돈이 자그마치 1000만원에 이른다.

돈보다 값진 것은 그의 행동이다. 선수들 입맛에 맞는 맛집을 찾아 다니고, 선수들이 훈련할 때는 공 줍는 일도 마다않는 등 궂은 일에 앞장선다. 국외에서도 호텔과 체육관만 오가는 선수들을 위해 틈만 나면 박물관이나 유적지 등을 돌며 견문을 넓히게 했다. 더욱이 재미있는 입담으로 선수단 분위기를 살리는 ‘유쾌한 단장님’이다.

하지만 결코 유쾌한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2004년 도하아시아경기대회 편파 판정의 울분이 채 가시기도 전에 중동 심판들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아시아지역 예선에서 또 ‘장난’을 쳤다. 김 부회장은 핸드볼인들을 이끌고 서울 한남동 쿠웨이트 대사관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였다. 우여곡절 끝에 국제핸드볼연맹에 제소가 받아들여져 2008년 1월 일본에서 재경기가 열렸다. 그는 “그때 마음고생과 재경기 승리의 감격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잦은 국외 출장으로 사업에 지장을 받기도 하지만 그는 “즐겁고 기쁜 마음으로 핸드볼 일을 하고 있다”며 밝게 웃었다. 베이루트/글·사진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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