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언론 반응
“굉장하다. 완벽했다.”
김연아가 연기가 끝나자 중계를 하던 일본 방송 해설자의 입에서는 탄식 같은 감탄사가 연방 흘러나왔다. 경기 내내 김연아의 환상적인 연기에 별다른 해설도 하지 않은 채 숨죽여 지켜보던 일본 중계진은 김연아가 아무런 실수 없이 완벽하게 경기를 마치자, 채점이 발표되기 전에 일찌감치 라이벌 아사다 마오의 패배를 선언했다.
일본 민방인 <니혼텔레비전>은 경기 뒤 “보통 선수는 연습중 트리플러츠 점프를 10번 정도로 끝내는 데 비해 김연아 선수가 60여차례나 연습해서 군인, 로봇이라는 별명이 붙어 있다”며 김 선수의 남달리 노력하는 모습이 금메달 획득의 비결이라고 전했다. 특히 김연아가 올림픽 무대라는 중압감 속에서도 세계 최고 기록을 경신하는 완벽한 연기를 한 점을 거론하며 “어쨌든 한국 여성은 강하다”고 감탄했다. 또 김연아 어머니의 헌신적인 뒷바라지 등을 거론하며 한국 특유의 가족애를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사다 마오가 금메달을 땄다면 일본 경제에 100억엔의 경제효과를 가져왔을 것”이라는 분석 결과를 전하며 아사다의 은메달에 아쉬움을 표시했다. 석간 마감시간을 넘긴 일부 일본 신문들도 호외를 발행해 아사다의 은메달 획득 소식을 전하면서도 김연아의 완벽한 연기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아사다는 경기 뒤 일본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연기 도중 두번이나 점프를 실수한 것이 가장 분하다. 실수 뒤 4분간의 연기가 길게 느껴졌다”며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세계 주요 언론들도 김연아의 연기가 끝나자마자 “다른 선수들은 이제 은메달을 놓고 싸운다”며 금메달 획득을 기정사실화했다. <뉴욕 타임스>는 온라인 홈페이지 가운데에 김연아의 사진을 올리고 “모든 선수들이 빛나는 순간을 각자 보였지만, 4분 내내 빛났던 건 오직 김연아뿐이었다”고 전했다. <엘에이 타임스>는 “오늘 올림픽으로 김연아는 여성 피겨스케이팅 세계에 대한 자신의 지배를 절대군림으로 넓혔다”고 전했으며 <이에스피엔>은 “아마 피겨스케이팅 역사에 가장 위대한 연기 중 하나로 기록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조기원 기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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