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에게 큰절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에 뽑힌 전주원이 6일 동료 선수들에게 큰절을 하고 있다. 안산/연합뉴스
여자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
신한은행, 4년연속 통합 우승…MVP 전주원 “후배들이 내게 은퇴선물”
신한은행, 4년연속 통합 우승…MVP 전주원 “후배들이 내게 은퇴선물”
우승의 기쁨보다 ‘맏언니’ 전주원(38)의 최우수선수(MVP) 수상에 선수들은 더 감격했다. 선수들은 하염없는 눈물로 축하 인사를 대신했다. 전주원도 트로피를 옆에 들고 후배들에게 연방 “고마워”라고 말하며 흐느꼈다. 그러더니 후배들에게 큰절까지 했다. 전주원은 “나는 엠브이피 자격이 없다. 후배들이 은퇴를 앞둔 내게 준 선물”이라며 고마워했다.
6일 안산 와동체육관에서 열린 더 뱅크(THE Bank) 신한은행 2009~2010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5전3선승제) 4차전. 안방팀 신한은행은 용인 삼성생명을 78-72로 꺾고 3승1패로 남녀 프로농구를 통틀어 사상 첫 4시즌 연속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반면 삼성생명은 4시즌 연속 챔피언전에서 신한은행에 쓴잔을 마시고 준우승에 머물렀다.
신한은행은 전반 정선민과 진미정의 슛 난조로 주도권을 빼앗겼다. 위기의 순간 해결사는 최윤아(18점·3점슛 둘)였다. 2쿼터 막판 3점슛과 중거리슛을 잇따라 꽂으며 전반 42-41 역전의 주인공이 됐다.
신한은행은 3쿼터에 변칙적인 수비로 삼성생명의 공격을 차단했고, 공격에서는 하은주(28점 12튄공잡기)가 골밑을 장악해 승리를 결정지었다. 시즌 최장시간인 30분50초를 뛴 하은주는 경기 뒤 “죽을 것 같다”며 힘겨워했다. 정선민(10점 11튄공잡기 9도움주기)은 슛 난조 속에서도 트리플더블에 도움주기 1개가 모자라는 활약을 펼쳤다. 반면 삼성생명은 종아리 근육 파열의 중상을 딛고 40분 풀타임을 뛴 박정은이 24점 7튄공잡기로 분전했지만 팀 패배를 막을 수 없었다.
최우수선수의 영예는 무릎 수술 사실을 숨긴 채 투혼을 보인 ‘엄마 선수’ 전주원에게 돌아갔다. 전주원은 무릎 수술 후유증에도 40분을 풀타임으로 뛰며 공격과 수비를 지휘했고, 기자단 투표 61표 가운데 36표를 얻어 2005년 여름리그 이후 챔피언결정전에서 생애 두 번째 영예를 안았다. 최윤아는 “언니가 수술을 받았다는 말을 최근에야 알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했다”며 울먹였다. 챔프전 4경기 모두 20득점 이상에 3경기 연속 더블더블을 기록한 하은주는 17표에 그치고도 “내가 상을 받은 것보다 더 기쁘다”며 아낌없는 축하를 보냈다.
임달식 신한은행 감독은 “힘들었던 고비를 넘겨준 선수들이 고맙다”고 말했다. 그는 전주원에 대해 “최고령 선수인데도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인정받은 것 같다”며 기뻐했다.
안산/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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