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은 등 17명…이적조건 복잡해 대어급 잔류 가능성
여자프로농구 자유계약선수(FA) 영입을 위한 물밑 경쟁이 뜨겁다.
올해 자유계약으로 풀리는 선수는 모두 17명. 이 가운데 박정은(33), 이종애(34·이상 삼성생명), 김계령(31·우리은행), 신정자(30·금호생명), 김지윤(34·신세계) 등 팀의 간판스타들이 즐비하다. 이들은 모두 공헌도 10위 안에 드는 선수들이다.
또 공헌도 20위 안에 드는 선수도 강지숙(31·금호생명), 김영옥(36·국민은행), 전주원(38·신한은행), 허윤자(31·신세계), 김보미(24·금호생명) 등 5명에 이른다. 특히 모기업이 산업은행에 인수돼 새 주인을 맞은 금호생명에서 신정자, 강지숙, 김보미, 조은주 등 주전 선수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도 변수다.
삼성생명과 신세계 등은 센터를 보강할 계획이고, 국민은행은 포인트가드, 금호생명과 우리은행은 공수를 조율할 노련한 선수 영입에 주력하고 있다. 이미 국민은행은 지난 12일, 2006 도하아시아경기대회 당시 국가대표를 지낸 슈팅가드 김지현(25)을 신세계에 내주고 자유계약선수인 포인트가드 박세미를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여자프로농구의 복잡한 자유계약선수 제도가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공헌도 10위 안에 드는 선수를 영입하는 팀은 원소속 구단에 해당 선수 연봉의 300%나 보호 선수 4명을 뺀 나머지 선수 가운데 1명을 내줘야 한다. 또 공헌도 순위 20위 이내 선수를 데려가는 팀은 연봉의 200% 또는 선수 1명을 원소속 구단에 내줘야 하고, 나머지 선수들은 연봉의 100%만 주면 된다.
게다가 원소속 구단이 샐러리캡(9억원)의 25%인 2억2500만원을 제시하면 다른 팀으로 옮길 수가 없기 때문에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선수들의 이적 가능성은 높지 않다. 또 노장들의 이적 가능성도 낮다. 오히려 공헌도는 낮지만 쏠쏠한 기량을 갖춘 김나연(31·국민은행), 홍보라(25·우리은행), 박세미(24·국민은행), 조은주(27·금호생명), 홍현희(28·우리은행), 진신혜(30·신세계) 등이 다른 팀에서 눈독을 들일 만하다.
지난 9일부터 시작된 원소속 구단과의 협상기간은 오는 23일까지고, 다른 구단과의 협상은 24일부터 5월3일까지 할 수 있다. 여기서도 계약을 맺지 못한 선수는 다시 원소속 구단과 5월4일부터 8일까지 협상을 벌인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