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위 정해 4사가 고루 중계
계열사간 순번 바꾸자 ‘사달’
계열사간 순번 바꾸자 ‘사달’
국내 프로야구는 하루 4경기씩 열린다. 이는 케이블방송 4사가 하나씩 맡아 중계한다. 시청률이 높은 경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기도 있다. 그래서 4사는 매주 돌아가며 순위를 정한다. 지난해까지 <케이비에스 엔>(KBS N), <엠비시 이에스피엔>(MBC ESPN), <에스비에스(SBS) 스포츠>, <엑스포츠>(Xports) 등 4사가 중계했고, 올해는 엑스포츠 대신 <엠비시 라이프>(MBC life)가 중계를 맡았다.
그런데 19일 열린 이번주 프로야구 중계방송 협의에서 사달이 났다. 이번주 1순위인 엠비시 라이프가 20일 경기 가운데 인기가 높은 롯데-기아의 사직 경기를 지명한 뒤 3순위 엠비시 이에스피엔의 대구 경기와 맞바꾼 것이다. 엠비시 이에스피엔 관계자는 “지난번에 우리가 1순위를 가졌을 때 3순위 엠비시 라이프와 바꾼 적이 있는데 이를 이번에 돌려받은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에스비에스 스포츠는 “계열사끼리 짜고 친다”며 이의를 제기했고, 자신들도 사직 경기를 중계하겠다고 반발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중복 중계는 있을 수 없다”며 조정을 권했고, 결국 에스비에스 스포츠가 양보했다.
그런데 이런 일이 재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야구위와 야구팬들의 우려가 높다. 에스비에스 스포츠와 케이비에스 엔은 “순번을 바꾸지 못하도록 명문화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엠비시 이에스피엔 쪽은 “지난해 에스비에스 스포츠와 엑스포츠가 수시로 순번을 바꿔놓고선 이제 와서 딴소리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에스비에스 스포츠가 당시 에스비에스에 인수돼 경제 채널로 변경을 앞두고 있던 엑스포츠와의 특수관계를 이용해 알짜배기 중계를 싹쓸이했다는 것이다.
4사는 20일에도 모여 협상을 계속했지만 채널간 특수관계에 과거사까지 얽혀 쉽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방송사간 줄다리기에 야구팬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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