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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무릎 딛고 첫 우승 “담담하네요”

등록 2010-07-15 18:58

탁구선수 김정현
탁구선수 김정현
[36.5℃ 데이트] 탁구선수 김정현
“7년 무명 세월이라고요? 어~ 저 잘 알려져 있는데…. 단체전에서는 우승 많이 했어요….” 요즘 국내 여자 탁구 하면 으레 김경아(대한항공)나, 박미영(삼성생명), 당예서(대한항공) 등을 떠올리게 되지만, 그는 자신도 그 판에서는 나름대로 알려진 이름이라고 했다. ‘무명’이라는 화두로 질문했다가 본전도 못 찾았다. 실제 일반인들에게 그는 어디서 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그런 탁구선수일 게다. 그러나 여자 탁구 국내 순위로 치면 5~8위권에 드는 유망주로, 현재 국가대표 상비 1군에서 꿈을 부풀리고 있다.

초등 6학년때 부상…통증 달고 10여년 선수생활
국내대회 7년만에 제패 “주전 국가대표 되고파”

■ 7년의 기다림 여자 실업탁구 최강 대한항공의 김정현(25). 김경아, 당예서, 석하정 등 국가대표 간판스타들이 팀에 즐비해 에이스는 아니다. 하지만 그는 12일 구미에서 열린 56회 전국종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일반부 단식에서 우승하며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켰다. 2004년 실업 입단 뒤 무려 7년 만에 단식에서 처음 이룬 정상 등극이었다. 오른손 셰이크핸드형 전형으로 포핸드 드라이브 공격이 주특기다. 백핸드는 핌플(면이 오돌토돌한 것) 러버를 쓴다. 1m64, 52㎏.

2010 광저우아시아경기대회 등에 대비해 태릉선수촌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그를 15일 오전 선수촌 개선관에서 만났다. “드디어 해냈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늘 1등하면 좋겠다 그렇게 생각했는데, 막상 이루니 그냥 담담했어요. 진작에 했어야 하는데 늦은 감이 있기는 하지만….” 그는 며칠 전 감격을 이렇게 설명했다.

8강전에서는 수비 전형 국가대표 박미영을 3-0으로 완파해 파란을 일으켰다. “언니는 세계적인 선수이지만 제가 상대하기는 편했어요.” 결승전에서는 서효원(한국마사회)을 4-0으로 제압했다. 김정현의 여자단식 첫 제패는,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자신을 괴롭혀온 고질적인 왼무릎 부상을 딛고 이뤄낸 것이어서 더욱 값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탁구와의 인연, 그리고 부상 서울 북가좌초등학교 2학년 때였다. 우연히 아버지 친구가 운영하는 동네 탁구장에 놀러 갔다가 탁구와 인연을 맺게 됐다. 원래부터 선수가 되는 게 꿈은 아니었다. 그냥 재미로 공을 쳤다. 그런데 전국 꿈나무 탁구대회에 출전했다가 덜컥 초등 3년부 여자단식 우승을 차지하면서 뛰어난 재능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학교에 탁구부가 없었던 터라 청룡초등학교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왔고, 선수 꿈을 한번 이뤄보기 위해 전학을 했다. 그리고 5학년 때는 장충초교로 옮겨 본격적인 탁구 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그런데 6학년이 되자 왼쪽 무릎이 심하게 아프기 시작했다. 말하자면 ‘성장통’이었다. 명지중과 명지고를 거치며 탁구를 계속했지만, 한번 다친 무릎은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고 줄곧 괴롭혔다. 그래도 재미가 있어 시작한 탁구를 그만둘 수는 없었다. 여고 1학년 때 전국대회 단식에서 우승하며 대한항공 이유성 감독(현 단장)의 눈에 띄었고, 2004년 그곳에서 실업팀 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고질적인 무릎 부상으로 정상적인 훈련을 할 수 없었다. 운동을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 때가 한두번이 아니었다. 그런 와중에 “부상을 가지고 있는 게 단점이 아니라 더 잘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늘 격려를 아끼지 않던 강희찬 현 감독이 버팀목이 돼 줬다. 목표의식이 떨어질 때는 더욱 그랬다.

“지금은 부상의 아픔을 이겨낼 수 있는 상황이에요. 부상을 관리하고 있는 셈이죠. 부상 때문에 러닝훈련이나 쪼그려뛰기 등은 안해요. 웨이트트레이닝으로 근육 강화하는 훈련에 주력합니다.” 오른 어깨 통증도 심한데, 그는 그냥 “직업병”이라고 넘긴다.


■ 꿈 20대 중반을 넘어 자신의 목표 하나를 이룬 김정현의 다음 목표는 뭘까? “대표 생활을 한 지 한 5년 정도 되는데, 주전으로 뛰지는 못했잖아요. 국제무대에서 통할 수 있는 선수가 됐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되면 주전도 할 수 있고….”

그는 11월로 다가온 광저우아시아경기대회 파견 대표선발전을 벼르고 있다. 그의 현재 실력은 어느 정도일까? 현정화 여자대표팀 감독은 “몸도 빠르고, 머리도 있고, 볼감각도 뛰어나다”며 “포핸드 드라이브 공격은 찢어진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강희찬 대한항공 감독은 “민첩성 하나는 국내 여자선수 중 최고다. 발이 빠르다”고 했다. 다만 무릎 부상으로 인해 근력이 약한 게 단점이다.

글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사진 김진수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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