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F 세계 타이틀전 판정패
1승27패. 미국은 역시 한국 복서들의 무덤이었다.
한국 프로복싱의 ‘희망’ 김지훈(23·일산주엽체육관)이 15일(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러레이도의 에너지 아레나에서 미겔 바스케스(23·멕시코)와 국제복싱연맹(IBF) 라이트급 챔피언 결정전(12라운드)을 펼쳤지만 심판 전원일치 판정패(0-3)를 당했다.
이로써 한국 복서들은 미국에서 치른 역대 세계타이틀전에서 1승27패, 도전전에서는 23전 전패의 참혹한 성적을 남겼다. 1986년 박종팔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IBF 슈퍼미들급 3차 방어전에서 이긴 것이 유일한 승리다. 아울러 김지훈은 한국 최초의 라이트급 세계챔피언 등극과 역대 6번째 두 체급 석권에도 실패했고, 최근 13연승 및 11연속 케이오(KO)승 행진도 마감했다.
다리 하나만 건너면 멕시코인 러레이도는 바스케스의 안방이나 다름없었다. 관중들은 “멕시코! 멕시코!”를 연호하며 바스케스를 응원했다.
펀치는 분명히 김지훈이 강했다. 바스케스는 김지훈의 위력적인 라이트훅에 몇 차례 비틀거렸다. 하지만 바스케스는 영리했다. 잽으로 포인트를 따고 김지훈이 강펀치를 날리면 클린치로 위기를 벗어났다. 로프 주변에서는 클린치 뒤 로프를 잡고 김지훈이 빨리 빠져나오지 못하게 하는 교묘한 반칙도 썼다. 김지훈은 9라운드에서 강력한 라이트훅에 이은 원투 스트레이트로 기회를 잡았지만 바스케스는 김지훈의 이마를 들이받는 버팅으로 경기를 중단시키며 시간을 벌었다. 이날 패배로 김지훈은 21승(18KO)6패가 됐다. 바스케스는 26승(12KO)3패.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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