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선등 12명중 3명 부상…세계선수권 악재 겹쳐
23일 체코에서 개막한 제16회 세계여자농구선수권대회에서 한국여자 대표팀이 부상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임달식 감독(신한은행)이 이끄는 대표팀은 첫 경기도 치르기 전에 엔트리 12명 가운데 부상으로 3명이나 제외돼 사실상 9명으로 모든 경기를 소화해야 한다.
센터 정선화(국민은행)는 무릎 부상, 가드 임영희(우리은행)는 발목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데 이어 주전 포인트가드로 활약이 기대됐던 이미선(삼성생명)마저 훈련 도중 허벅지 부상을 당해 이번 대회에서 한 경기도 뛰지 못하게 됐다. 이미 전주원과 최윤아, 하은주(이상 신한은행), 김정은(신세계), 이경은(KDB생명) 등 주력 선수가 5명이나 빠진 상태에서 엔트리 12명을 꾸렸지만 그나마 9명밖에 활용할 수 없게 된 것이다.
특히 공격을 조율하는 포인트가드는 전멸이다. 전주원, 최윤아, 이경은은 부상으로 일찌감치 엔트리 12명에 들지 못했고, 임영희에 이어 이미선마저 부상으로 빠지면서 이제 남은 선수는 김지윤(신세계)이 유일하다. 임달식 감독은 “김지윤 혼자 포인트가드를 맡을 수는 없어 포워드 박정은을 가드로 돌려 경기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과 2002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잇따라 4강에 올랐던 한국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브라질을 꺾고 러시아와 접전을 펼치며 8강에 올랐다. 당시 러시아만 잡았더라면 8강에서 미국을 피해 4강에도 도전해 볼 만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주전들의 줄부상으로 8강 진출에 먹구름이 끼었다.
세계랭킹 9위인 한국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 C조에서 브라질(4위), 스페인(5위), 말리(23위) 가운데 2승을 거둬야 12강 리그에서 만날 러시아(2위), 체코(6위), 아르헨티나(10위), 일본(14위) 가운데 세 팀과의 승부에서 부담이 줄어든다.
한국 여자농구는 1967년 체코 대회와 1979년 한국 대회에서 두 차례 준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한국은 43년 만에 ‘약속의 땅’ 체코에서 다시 한번 영광을 노리고 있지만 부상 악재로 한숨이 깊어가고 있다.
브르노(체코)/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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