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선수권 결선리그…65-64로 꺾고 8강 진출
한국이 숙적 일본을 극적으로 물리치고 세계여자농구선수권대회 8강 토너먼트 진출했다.
한국은 29일(한국시각) 체코 브르노의 보도바 아레나에서 열린 제16회 세계여자선수권대회 결선리그 F조 마지막 경기에서 정선민(21점)과 김지윤(14점)의 활약을 앞세워 일본을 65-64로 물리쳤다. 이로써 한국은 3승3패가 됐고, 체코에 70-84로 진 브라질이 2승4패가 되면서 한국이 조 4위로 8강 토너먼트에 올랐다.
손에 땀을 쥐는 명승부였다. 포인트가드 이미선 등 부상 선수가 많은데다, 주전 가운데서도 정선민, 박정은, 김지윤 등의 몸상태가 정상이 아니었다. 일본은 평균 키 1m76으로 한국보다 5㎝나 작았지만 체력을 앞세워 악착같이 튄공을 잡아냈다. 일본은 튄공잡기에서 한국에 37-35로 앞섰다.
출발은 좋았다. 한국은 1쿼터 중반까지 100% 야투 성공률을 보이며 한때 9점 차까지 앞서나갔다. 그러나 2쿼터 들어 수비 튄공을 자주 빼앗기며 일본에 2점 차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그러나 정선민의 꾸준한 활약으로 전반을 33-28로 앞섰다. 박정은은 24일 스페인전에서 오른 무릎을 다쳤던 박정은도 2쿼터에 투입됐다.
후반 들어서도 일본은 오가 유코(17점)와 나기 요코(15점)의 외곽포로 끈질기게 추격했다. 한국은 박정은과 신정자의 연속 득점으로 4쿼터 종료 5분30초 전 60-50, 10점 차로 달아나 한숨 돌리는 듯 했다. 그러나 이때부터 한국은 득점이 침묵을 지켰고, 일본은 연속 9득점을 했다. 일본은 오가를 앞세운 속공으로 종료 3분 전 59-60, 1점 차까지 추격했다. 한국은 4분 가까이 득점이 없다가 종료 1분39초 전 정선민의 절묘한 패스를 받은 김지윤이 골밑 노마크 레이업슛을 성공시켜 다시 3점 차로 달아났다. 그러나 일본은 종료 1분20초 전 다카다 마키의 골밑 슛으로 61-62, 다시 1점 차로 쫓아왔다.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김지윤이 종료 23.7초 전 자유투를 얻었으나 1개만 성공시켰다. 하지만 두번째 자유투가 들어가지 않은 것을 종료 20초 전 정선민이 천금같은 공격 튄공을 잡아냈고, 일본의 반칙 작전으로 얻은 자유투 2개를 변연하가 침착하게 모두 성공시켜 65-61을 만들었다.
일본은 종료 2초 전 요시다 아사미가 3점슛을 성공시키며 끝까지 추격의 끈을 놓지 않았지만 한국은 남은 2초를 잘 버텨 극적인 승리를 이뤘다. 임달식 감독은 경기 뒤 “정상적인 플레이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선수들 부상이 심했지만 투혼으로 승리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선민은 “국제대회에 많이 나갔지만 오늘 승리가 가장 감동적인 경기였다”며 기뻐했다.
브르노(체코)/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브르노(체코)/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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