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회 출신 정정택씨 이사장 임명 드러나
정부가 하나회와 육군 소장 출신으로 뉴라이트전국연합 상임대표를 지낸 정정택씨를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으로 발령해놓고도 언론에 발표도 하지 않고 취임도 늦춘 것으로 드러나 국정감사를 피하려는 것이라는 질타를 받았다.
13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의 대한체육회, 국민체육진흥공단 등 체육 5단체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정씨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추천과 이명박 대통령의 재가, 그리고 행정안전부 최종 승인을 거쳐 지난달 30일 공단 이사장에 임명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문체부와 공단은 이런 사실을 언론에 공식 발표하지 않았고, 이날 국감장에는 정 이사장 대신 이미 7일 임기가 만료된 김종환 상무가 이사장 대행으로 나왔다.
이에 여당 의원까지 강도 높게 비판했다. 진성호 한나라당 의원은 “9월30일 행정안전부가 홈페이지를 통해 정정택 이사장 임명을 밝혔는데 왜 취임 날짜가 10월15일이냐”고 따졌고, 김기홍 문체부 체육국장은 “협의 과정에서 내정자의 개인 사정으로 인해 취임 날짜가 조정됐다”고 궁색한 답을 내놨다. 이에 진 의원은 “국정감사를 피하려는 것 아니냐. 제가 봐도 비겁하다. 그렇게 자신 없는 사람이 왜 오느냐”고 질타했다. 최종원 민주당 의원은 “정정택씨는 공단 이사장 직무수행 및 자격에 맞는 이력을 갖고 있지 않다. 경력이 군 경력, 뉴라이트 경력, 안보대학원 교수가 전부인 사람이다”라며 “여기가 월남 정글이냐. 사단장 능력이 중요하다는 거냐”고 질타했다. 정 이사장은 공모 과정에서 관련 분야 연구발표, 연구 및 과제 수행 업적, 국가 발전 기여 업적, 국제협력 활동 및 기타 업적 등을 쓰게 돼 있는 지원서를 내지 않고 자기소개서만 낸 것으로 드러났다.
김경무 선임기자, 이정애 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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