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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포츠일반

그린 위에 피는 나눔꽃

등록 2010-10-14 09:45

김경무 선임기자의 스포츠오디세이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제가 골프공을 치는 것은 단지 저 자신만을 위해서는 아닙니다. 가족과 코치들, 팬들을 위해서 플레이를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또 중요한 이유로, 곧 치유를 바라며 병원에서 투병중인 아이들을 위해, 유방암과 싸우는 여성들을 위해, 그리고 굶주리고 집이 없는 사람들을 위해 골프를 하기도 합니다.”

지난해 11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신인상을 탄 신지애가 시상식에서 청중들의 기립박수를 받은 장문의 영어 연설 중에는 이런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골퍼는 물론 큰 성공을 거둔 스포츠 스타들에게는 귀감이 될 내용이 아닌가 합니다.

2003년 불의의 교통사고로 어머니가 숨져 어려운 여건 속에서 ‘제2의 박세리’를 꿈꾸며 어렵게 골프공을 친 신지애. 그는 국내에서 활약할 때 이미 ‘기부천사’로 사람들에게 많은 감동을 줬습니다. 그러더니 최근 국내 무대에 출전해서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챔피언십 우승상금 1억4000만원 전액을 불우이웃 돕기에 쾌척해 주위를 놀라게 했습니다.

아버지 신제섭씨는 그러더군요. “대회 마지막날 아침 지애가 ‘아빠, 이번엔 통 크게 한번 해볼까. 기부한 뒤 또 열심히 해서 벌면 되잖아’라고 하더라고요.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 지애가 골프를 시작했는데, 주위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그래서 ‘앞으로 성공하면 꼭 돌려줘야 한다’고 어려서부터 교육을 많이 시켰는데….”

신지애는 특히 장애인에 관심이 많아 장애인고용촉진공단 홍보대사도 하고 있는데, 모자에 늘 그 홍보대사 마크와 세계적인 유방암단체의 리본 두개는 반드시 달고 다닌다고 아버지는 귀띔합니다.

국내 골퍼 중에는 신지애뿐 아니라 기부에 적극 동참하는 선수들이 적지 않습니다. 홍진주는 ‘월드비전’ 마크를 달고 국내 투어에 뛰면서 버디 1개 잡을 때마다 3만원씩 기부하기로 했고, 최나연도 적지 않은 돈을 내면서 나눔문화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개최되는 투어 대회도 기부문화가 확산되는 분위기입니다. 이번주 열리는 한국여자프로골프 투어 ‘하이트컵 챔피언십’은 상금의 5%인 3000만원을 한국메이크어위시재단에 전달할 예정입니다. 자선을 의미하는 채리티를 대회 명칭으로 걸고 나눔에 참여하는 스폰서도 적지 않습니다. 인천 영종도 스카이72골프클럽(대표 김영재)은 2005년 그랜드오픈 행사를 자선행사로 열면서 나눔문화에 동참하고 있는데, 5년 동안 40억7000만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에 내놓았다고 하네요. 내장객 그린피 가운데 1인당 1000원을 적립하고 직원들도 기금을 내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매년 7억~8억여원을 마련하고 있다고 합니다. 골프계에 확산되는 기부문화, 다른 종목뿐 아니라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길 기대해 봅니다.

김경무 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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