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스포츠 스포츠일반

‘바스켓 퀸’의 눈물

등록 2010-10-20 09:45

김동훈 기자의 슬램덩크 /

‘바스켓 퀸’ 정선민(36·신한은행)은 인터뷰 도중 눈물을 펑펑 흘렸다. 흐르는 눈물을 어쩌지 못해 기자들에게 “인터뷰 안 하면 안 되겠냐”고 할 정도였다. 지난달 30일 체코 브르노의 보도바 아레나. 제16회 세계여자농구선수권대회 일본과의 경기에서 극적인 승리를 거둔 뒤 벌어진 일이다.

사실 정선민은 정상적인 몸상태가 아니었다. 체코에 가기 전에도 신장결석으로 몇차례 응급실에 실려갔다. 연장 접전을 펼쳤던 말리와의 경기 뒤에는 옆구리 통증을 호소했고, 이 때문에 그날 있었던 선수단 회식 자리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주장까지 맡아 한국을 ‘세계 8강’에 올려놓고 돌아온 정선민은 8일 열린 2010~2011 여자프로농구 개막 미디어데이에 밝은 모습으로 참석했다. 그는 식사 도중 기자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리면서 “이제 정말 (은퇴할 때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 했다. ‘왜 자꾸 서둘러 은퇴하려고 하느냐’는 질문에 “나이가 있으니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정선민은 이미 광저우아시아경기대회를 마친 뒤 태극마크를 반납하겠다고 선언했다. 국가대표 은퇴 무대인 만큼 금메달에 대한 의지가 유난히 강해 보였다. “한국이 중국을 넘을 수 있다는 저력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팀 후배들이 줄부상을 당해 이번 시즌 초반 나오지 못하는 데 대해선 “대표팀과 마찬가지로 우리 팀도 젊은 선수들은 쉬고, 나이 든 선수들이 뛰어야 할 판”이라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다.

그가 12일 시즌 첫 경기 안방 개막전에서 다시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이날 케이디비(kdb)생명과의 경기 2쿼터 도중 상대 수비수 2명 사이를 뚫고 골밑을 돌파하다가 ‘쿵’하고 넘어졌다. 고통이 심한 듯 소리내 엉엉 울었다. 구급용 ‘들것’이 도착했지만 꼼짝하지 못했다. 두팔에 지탱해 일어서려고 무진 애를 썼지만 소용없었다. 여러 사람이 간신히 들것으로 옮겨 병원으로 옮겼다. 정밀진단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오른쪽 골반 부위 뼈 2개가 부러지는 전치 8주의 중상이었다. 아시아경기대회 출전 꿈이 산산조각 나는 순간이었다. 소속팀 신한은행의 리그 5연패도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정선민은 20살이던 1994년부터 지금까지 16년 동안 태극마크를 달고 뛰었다. 그러면서 1994년 히로시마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 2000년 시드니올림픽과 2002년 세계선수권대회 4강 등 한국 여자농구의 영광과 환희를 함께했다. 국내 무대에서도 숱하게 정상에 올랐다. 눈물 대신 웃음으로 가득한 ‘바스켓 퀸’의 얼굴을 다시 보고 싶다. can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스포츠 많이 보는 기사

여자국수 김채영 9단, 박하민 9단과 결혼…12번째 프로기사 부부 1.

여자국수 김채영 9단, 박하민 9단과 결혼…12번째 프로기사 부부

파리 생제르맹·레알 마드리드, 챔피언스리그 PO 1차전 승리 2.

파리 생제르맹·레알 마드리드, 챔피언스리그 PO 1차전 승리

아깝게 메달 놓쳤지만…37살 이승훈, 역시 ‘한국 빙속 대들보’ 3.

아깝게 메달 놓쳤지만…37살 이승훈, 역시 ‘한국 빙속 대들보’

최성원과 차유람 앞세운 휴온스, 팀 리그 PO 기적의 막차 탈까? 4.

최성원과 차유람 앞세운 휴온스, 팀 리그 PO 기적의 막차 탈까?

한국 여자컬링, 일본 ‘완벽봉쇄’…2연승으로 1위 순항 5.

한국 여자컬링, 일본 ‘완벽봉쇄’…2연승으로 1위 순항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