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하위팀서 1위로 문태종 등 영입 효과
만년 하위팀 인천 전자랜드가 확 달라졌다. 전자랜드는 2010~2011 현대 모비스 프로농구에서 3승1패로 부산 케이티와 함께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아직 초반이지만 전자랜드가 순위표 맨 위에 이름을 올린 것은 이례적이다.
2003년 창단한 전자랜드는 그해 10개팀 가운데 4위를 기록한 뒤 10위→10위→9위→7위→6위→9위 등 하위권을 맴돌았다.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것은 7년 동안 딱 두차례에 그쳤다.
전자랜드는 지난 시즌 초반 충격의 13연패를 당한 뒤 박종천 감독이 물러나고 유도훈 코치가 새로 지휘봉을 잡았다. 유 감독은 지난 시즌부터 순차적으로 팀을 재건했다. 시즌 중 수비가 좋고 성실한 이현호(30·1m92)를 영입한 데 이어 시즌 뒤에는 노련한 포인트가드 신기성(36·1m80)과 공수를 모두 겸비한 이병석(33·1m91)을 잇따라 품에 안았다. 또 혼혈 선수 1순위 문태종(35·1m97)을 뽑는 행운도 따랐다. 외국인 선수는 지난 시즌 1순위로 대구 오리온스에 뛰었던 허버트 힐(26·2m3)을 선발했다.
신기성의 원활한 공 배급, 힐과 서장훈(36·2m7)의 높이, 문태종의 폭발적인 외곽슛으로 다양한 공격 옵션을 갖췄고 여기에 유도훈 감독 특유의 조직 농구가 더해졌다. 21일 울산 모비스와의 원정경기에서도 전자랜드의 위력은 대단했다. 2쿼터 종료 전 4분 동안 무려 20점을 쏟아부었다. 힐과 서장훈은 골밑을 완전히 점령했고, 신기성과 문태종의 2 대 2 플레이는 보는 이들의 감탄을 연발하게 만들었다. 1패 뒤 3연승을 달린 전자랜드는 올 시즌 환골탈태하면서 최근 13연패, 원정경기 7연패 등 지난 시즌부터 이어온 불명예 기록도 모두 끊었다.
유도훈 감독은 21일 경기 뒤 “신구 조화를 잘 이루고 있어 앞으로 조직력이 더 나아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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