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하은주, 하승진.
[광저우를 향해 뛴다] ③ 남녀 농구
한국 남자농구대표팀은 2002년 부산아시아경기대회에서 중국을 극적으로 물리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자대표팀도 1994년 히로시마대회 때 금메달을 따냈다. 하지만 이번 광저우대회에선 사실상 남녀 모두 금메달이 쉽지 않다. 여자는 중국, 남자는 중국과 중동의 벽이 높기 때문이다. 그래도 ‘믿는 구석’이 있다. 아시아 최장신 하은주(27·2m2·신한은행·왼쪽 사진)와 하승진(25·2m21·KCC·오른쪽) ‘하 남매’가 광저우 정벌에 동참하기 때문이다.
아시아 최장신 남녀 센터
은주 “궂은일 도맡을 것”
승진 “대표팀 보탬 노력” ■ 몸 상태 좋은 하은주 여자대표팀은 요즘 부산에서 훈련중이다. 부산 동아고와 중앙고 등 키 크고 힘 좋은 남자 고교 선수들과 연습경기를 하면서 중국전에 대비하고 있다. 하은주는 자신감에 넘쳐 있다. 이번 대회가 시즌 중에 열려 몸이 만들어진 상태에서 출전하기 때문이다. 그는 “6개월 동안 리그를 치르고 나면 몸 상태가 정말 좋지 않은데 국제대회가 언제나 시즌이 끝난 뒤에 열려 자주 출전하지 못했다”며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고 각오를 다졌다. 고질적인 무릎 부상으로 9월 체코 세계선수권대회에도 출전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몸 상태가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 일본에서 선수 생활을 했던 하은주는 ‘지일파’다. 그는 “일본 선수들은 모두 다 잘 안다”며 “일본은 오가 유코를 중심으로 스피드가 좋은 팀이다. 우리가 높이와 외곽을 잘 활용하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임달식 감독도 “은주가 일본만 만나면 더 악착같이 하는 것 같다”며 웃음지었다. 중국에 대해선 다소 신중한 모습이다. 하은주는 “솔직히 중국과 경기를 많이 치르지 않아 잘 모르겠다”면서도 “하지만 지레 겁먹고 포기할 팀은 아닌 것 같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중국은 1m90이 넘는 선수가 4~5명이나 있지만 하은주는 그들을 내려다보는 선수다. 게다가 골밑 1 대 1 상황에서 드리블로 상대를 제친 뒤 슛을 쏘는 등 실력이 부쩍 늘었다. 임달식 감독도 “변연하 등의 외곽이 터져주면 상대 수비가 분산돼 하은주가 골밑에서 더 많은 기회를 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건은 여의치 않다. 하은주에게 적절한 패스를 찔러주는 팀 선배 전주원(38)과 정선민(36)이 나란히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또 일부 구단 선수들의 대표팀 합류 거부로 조직력을 다지는 데 차질을 빚고 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하은주는 ‘희생정신’을 강조했다. “제가 다른 선수들을 위해서 희생을 해야 할 것 같아요. 튄공잡기와 수비 등 궂은일을 많이 해야죠.”
■ 의욕 넘치는 하승진 남자대표팀은 4년 전 도하대회 때 48년 만의 노메달(5위)이라는 최악의 성적을 남겼다. 지난해 톈진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는 7위로 더욱 추락했다. 두 대회 모두 하승진이 있었지만 소용없었다. 이번에도 여건은 좋지 않다. 중국은 한국이 넘볼 수 없을 만큼 멀리 있고, 이란, 레바논, 요르단 등 중동도 쉽지 않은 상대다. 더욱이 일본마저 흑인 귀화선수가 포함돼 만만히 볼 수 없다. 유재학 감독은 “대만과 필리핀도 무시할 수 없다. 메달권이 목표지만 쉽지 않다”고 했다. 지난 시즌 종아리 근육 파열로 고생했던 하승진은 비시즌 동안 치료에 전념하느라 대표팀에서 제외됐었다. 하지만 프로농구 개막 직후 하승진의 활약상을 눈여겨본 유 감독이 그를 최종 발탁했다. 하승진의 실력은 일취월장하고 있다. 4년 도하대회, 그리고 지난해 아시아선수권대회 때와는 또 다르다. 하승진은 “아직 몸 상태가 완전하진 않지만 다시 태극마크를 단 만큼 대표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은주 “궂은일 도맡을 것”
승진 “대표팀 보탬 노력” ■ 몸 상태 좋은 하은주 여자대표팀은 요즘 부산에서 훈련중이다. 부산 동아고와 중앙고 등 키 크고 힘 좋은 남자 고교 선수들과 연습경기를 하면서 중국전에 대비하고 있다. 하은주는 자신감에 넘쳐 있다. 이번 대회가 시즌 중에 열려 몸이 만들어진 상태에서 출전하기 때문이다. 그는 “6개월 동안 리그를 치르고 나면 몸 상태가 정말 좋지 않은데 국제대회가 언제나 시즌이 끝난 뒤에 열려 자주 출전하지 못했다”며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고 각오를 다졌다. 고질적인 무릎 부상으로 9월 체코 세계선수권대회에도 출전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몸 상태가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 일본에서 선수 생활을 했던 하은주는 ‘지일파’다. 그는 “일본 선수들은 모두 다 잘 안다”며 “일본은 오가 유코를 중심으로 스피드가 좋은 팀이다. 우리가 높이와 외곽을 잘 활용하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임달식 감독도 “은주가 일본만 만나면 더 악착같이 하는 것 같다”며 웃음지었다. 중국에 대해선 다소 신중한 모습이다. 하은주는 “솔직히 중국과 경기를 많이 치르지 않아 잘 모르겠다”면서도 “하지만 지레 겁먹고 포기할 팀은 아닌 것 같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중국은 1m90이 넘는 선수가 4~5명이나 있지만 하은주는 그들을 내려다보는 선수다. 게다가 골밑 1 대 1 상황에서 드리블로 상대를 제친 뒤 슛을 쏘는 등 실력이 부쩍 늘었다. 임달식 감독도 “변연하 등의 외곽이 터져주면 상대 수비가 분산돼 하은주가 골밑에서 더 많은 기회를 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건은 여의치 않다. 하은주에게 적절한 패스를 찔러주는 팀 선배 전주원(38)과 정선민(36)이 나란히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또 일부 구단 선수들의 대표팀 합류 거부로 조직력을 다지는 데 차질을 빚고 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하은주는 ‘희생정신’을 강조했다. “제가 다른 선수들을 위해서 희생을 해야 할 것 같아요. 튄공잡기와 수비 등 궂은일을 많이 해야죠.”
■ 의욕 넘치는 하승진 남자대표팀은 4년 전 도하대회 때 48년 만의 노메달(5위)이라는 최악의 성적을 남겼다. 지난해 톈진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는 7위로 더욱 추락했다. 두 대회 모두 하승진이 있었지만 소용없었다. 이번에도 여건은 좋지 않다. 중국은 한국이 넘볼 수 없을 만큼 멀리 있고, 이란, 레바논, 요르단 등 중동도 쉽지 않은 상대다. 더욱이 일본마저 흑인 귀화선수가 포함돼 만만히 볼 수 없다. 유재학 감독은 “대만과 필리핀도 무시할 수 없다. 메달권이 목표지만 쉽지 않다”고 했다. 지난 시즌 종아리 근육 파열로 고생했던 하승진은 비시즌 동안 치료에 전념하느라 대표팀에서 제외됐었다. 하지만 프로농구 개막 직후 하승진의 활약상을 눈여겨본 유 감독이 그를 최종 발탁했다. 하승진의 실력은 일취월장하고 있다. 4년 도하대회, 그리고 지난해 아시아선수권대회 때와는 또 다르다. 하승진은 “아직 몸 상태가 완전하진 않지만 다시 태극마크를 단 만큼 대표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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