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 아시아경기대회]
포켓8볼 결승서 역전패
차유람은 9볼 8강서 좌절
포켓8볼 결승서 역전패
차유람은 9볼 8강서 좌절
금메달이 바로 눈앞에 있었다. 마지막 8번 검은색 공 하나만 넣으면 끝이었다. 김가영은 호흡을 가다듬고 큐를 들었다. 쉽게 넣을 수 있는 위치였다. 그런데 믿기지 않는 일이 벌어졌다. 공이 벽을 맞고 포켓 바로 앞에서 멈춰버린 것. 김인건 선수촌장 등 관중석의 한국 응원단은 일제히 ‘아!’ 하는 긴 탄식을 내뱉었다. 김가영은 그 자리에 주저앉아 고개를 파묻고 한참을 일어나지 못했다.
18일 광저우 아시안게임타운 체육관에서 열린 당구 여자 포켓8볼 결승. 한국 여자당구의 간판 김가영(27)이 중국의 ‘무서운 신예’ 류사사(17)에게 프레임(세트) 스코어 4-5로 역전패하며 은메달에 머물렀다. 세계 랭킹 1위 김가영은 4-4로 맞선 9번째 프레임에서 스프라이트 공을 선택해 차분하게 8개를 모두 넣었다. 하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땅을 쳤다. 류사사는 스프라이트 공의 방해를 받지 않은 채 솔리드 공 8개와 마지막 8번 공을 일사천리로 넣고 끝내 웃었다.
차유람(23)도 여자 포켓9볼 8강전에서 다 잡았던 승리를 날리며 끝내 눈물을 흘렸다. 중국의 미녀 스타 판샤오팅(28)과 맞붙은 사실상의 결승전이자 한-중 ‘얼짱 대결’에서 프레임 스코어 6-4로 앞서며 마지막 한 프레임만 남겨뒀다. 하지만 11, 12, 13번째 프레임을 연달아 내주며 6-7로 믿을 수 없는 역전패를 당했다.
남자 포켓9볼의 정영화(39)는 준결승에서 필리핀의 데니스 오르콜로에게 3-9로 져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금메달 3개를 노리던 한국 당구는 은 1개, 동 1개로 사실상 이번 대회를 마쳤다.
광저우/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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