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AG]
1시간22분47초 동메달
박칠성은 경고누적 실격
1시간22분47초 동메달
박칠성은 경고누적 실격
김현섭(25·삼성전자)은 절치부심했다. 4년 전 도하대회 때 중국의 한위청에게 막혀 은메달에 머물렀던 한을 광저우에서 풀어보겠다는 각오였다. 최근 컨디션도 좋았다. 지난달 전국체전에선 1시간19분36초를 찍고 2년 만에 자신이 갖고 있던 한국기록을 5초나 단축했다. 김현섭의 경쟁자인 중국의 왕하오와 추야페이의 올해 시즌 최고기록은 1시간21분대에 불과했다. 왕하오는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2위에 오른 강자다.
21일 광저우 아오티 주경기장 앞 도로에서 열린 남자 육상 경보 20㎞ 경기. 철조망 사이로 난 도로를 다시 가드레일로 막아 만든 2㎞ 코스를 10번 왕복하는 경기에서 김현섭은 14㎞ 지점까지 왕하오, 추야페이, 박칠성(28·상무)과 치열한 선두경쟁을 펼쳤다.
하지만 더운 날씨에 초반부터 체력을 너무 쏟아부었다. 게다가 중국 선수와 선두경쟁을 이끌던 박칠성이 세번째 경고를 받아 실격 처리되자 중국 선수들은 더욱 가속도를 붙였다. 유연성과 힘이 좋은 김현섭이지만 중국 선수와의 간격은 점점 더 벌어졌다.
경보에서는 걸을 때 무릎을 곧게 펴지 않거나 양발이 지면에 떠 있는 상태가 되면 받는 경고를 세번 받으면 실격 처리된다. 왕하오도 두 차례나 무릎을 굽혀 경고를 받았지만 1시간20분50초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어 추야페이가 1시간21분57초로 은메달을 땄다. 결국 김현섭은 자신의 최고기록보다 3분 이상 뒤진 1시간22분47초로 결승선을 통과해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김현섭은 경기 뒤 “4년 전이나 지금이나 최고 선수들과 경쟁해 금메달을 따내지는 못했다”면서도 “겨울훈련을 잘 치러 내년 여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는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광저우/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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