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 AG]
조사 착수 하루도 안돼…목격자 면담도 없이 마무리
“훈련때도 욕설” 추가증언
조사 착수 하루도 안돼…목격자 면담도 없이 마무리
“훈련때도 욕설” 추가증언
2010 광저우아시아경기대회 경기 중 선수에게 발길질한 뒤 두 손으로 뺨을 때리고, 코치에게는 “×새끼”라고 폭언까지 퍼부었던 강도인(57) 볼링대표팀 감독 ‘구타’ 사건이 결국 ‘엄중경고’ 선에서 마무리됐다. 그러나 조사 대상이 감독 및 감독의 영향권에 있는 코치와 선수들에 국한돼, ‘봐주기’ 수순을 밟기 위한 조사였다는 지적을 피하기 힘들어 보인다.
한국 선수단(단장 이기흥)은 24일 “강 감독의 구타 사건과 관련한 진상조사단 조사 결과, 경기 중 저조한 경기력의 집중력을 높이기 위한 행위로서, 감정적이고 의도적인 폭력행위라고 보기는 힘들다고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정신을 집중시키기 위해 두 손으로 뺨을 친 것, 자세를 바로잡아주기 위한 신체접촉 행위가 주관적인 관점에서 폭력행위로 비쳐질 수 있었고, 격한 용어를 사용한 점은 인정된다”며 “엄중한 경고의 징계 조치를 내린다”고 발표했다.
또 선수단은 “결과적으로 강 감독이 국제대회에서 물의를 일으켰고, 선수 지도방식의 개선 필요성에 주의를 환기시킬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선수단은 국가대표 지도자의 관리 책임을 물어 대한볼링협회에 대해선 ‘기관경고’ 조치를 내렸다.
선수단은 안양옥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회장, 부재원 상무부대장, 박종성 명지대 체육대학장 등 본부 임원 3명으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전날 오후 톈허 볼링홀 선수 라운지에서 관련자 조사를 벌인 뒤 하루도 지나지 않아 상벌위원회를 열고 사건을 종결지었다.
그러나 조사 대상은 강도인 감독과 욕을 먹은 김성수 코치, 구타를 당한 장동철 선수, 김동현 대한볼링협회 전무이사, 타이 볼링 감독 등으로 국한됐다. 이를 가장 먼저 보도한 <한겨레> 기자와도 면담을 했으나, “강 감독의 구타를 두 번 봤다”고 말한 중국 <신화통신> 기자, 현장에서 구타를 목격한 한국 인터넷언론 기자들은 조사하지 않았다.
구타 사건이 있었던 22일에 앞서 볼링대표팀을 취재했던 한 한국 인터넷 기자는 “강 감독이 훈련장에서 코치에게 욕설을 퍼붓고 남자 선수들을 심하게 다루는 것을 봤다”고 증언했다.
한편 이기흥 단장은 23일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22일 밤 광저우에 온 전 종목 지도자를 불러 폭언 등 방식으로 지도하지 말라고 주의를 환기시켰고, 강 감독에 대해서도 다시 그렇게 하면 감독 자격을 박탈하겠다고 엄중 경고했다”고 말했다.
광저우/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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