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쿼터서만 15점…전자랜드, SK 꺾고 선두 유지
‘신산’ 신선우 감독과 ‘여우’ 유도훈 감독의 사제간 지략 대결에서 제자가 웃었다.
유도훈 감독이 이끄는 인천 전자랜드는 8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0~2011 현대 모비스 프로농구에서 신선우 감독의 서울 에스케이(SK)를 83-73으로 꺾고 선두를 지켰다. 전자랜드는 13승3패로 2위 서울 삼성을 1경기 차로 따돌렸다. 반면 에스케이는 9승7패로 5위를 유지했다.
신 감독과 유 감독은 실업팀 현대 시절 감독과 선수로 만난 뒤 프로농구에서 대전 현대-전주 케이씨씨(KCC)-창원 엘지에서 감독과 코치로 세 차례나 우승을 일궜던 사이. 코트 밖에선 친형제 못지않은 절친이지만 이날 코트에선 뜨거운 승부를 펼쳤다.
서로를 너무 잘 아는 만큼 머리싸움도 치열했다. 김민수가 부상으로 빠져 신장에서 열세를 보인 에스케이는 스피드와 협력 수비로 전자랜드를 압박했다. 신 감독의 친구이자 고교 시절 농구를 함께했던 농구인 이정희씨는 “신 감독이 준비를 많이 한 것 같다”고 귀띔했다.
에스케이 선수들은 협력수비를 하는 타이밍이 좋았다. 전자랜드는 공격할 때 공이 원활하게 돌아가지 못했다. 유 감독이 3쿼터 도중 “(공격 코트로) 빨리 넘어와”라며 버럭 화를 낼 정도였다. 반면 에스케이는 테렌스 레더(22점 13튄공잡기)가 빠른 몸놀림으로 전자랜드 골밑을 농락했다.
하지만 4쿼터에 반전이 일어났다. 에스케이 선수들의 파울이 많아지면서 전자랜드 문태종의 족쇄가 풀려버렸다. 3쿼터까지 3점에 그쳤던 문태종은 4쿼터에서만 15점을 터뜨리며 팀의 역전승을 이끌었다. 서장훈도 24득점으로 힘을 보탰다. 유도훈 감독은 경기 뒤 “상대의 협력 수비 타이밍이 좋아 고전했지만 4쿼터에선 노장 선수들이 노련하게 잘 풀어간 게 승리의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문태종은 “3쿼터까지 슛 밸런스가 좋지 않았는데 4쿼터에 집중력을 발휘했다”며 기뻐했다.
울산 경기에선 로드 벤슨이 29점 16튄공잡기로 펄펄 난 원주 동부가 울산 모비스를 91-78로 물리치고 단독 3위(11승5패)로 올라섰다. 모비스는 3승12패로 최하위.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경기결과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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