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AG 26m던져 1위
40살에 20대 기록 넘어서
40살에 20대 기록 넘어서
아내의 힘이었을까. 육상 남자 포환던지기의 박세호(40·부산광역시)가 기적 같은 금메달을 따냈다.
박세호는 1988년 서울 장애인올림픽에서 곤봉과 포환 두 종목을 석권하며 2관왕에 올랐던 선수. 포환 종목에서는 한때 세계신기록을 갈아치울 정도로 세계 1인자의 자리에도 올랐지만, 흐르는 세월은 거스를 수 없었다. 1994년 히로시마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곤봉 금메달을 끝으로 국제대회에서 별다른 성적을 내지 못했다.
박세호는 이번 대회에서도 금메달을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더욱이 장애등급 통합이 이뤄져 장애 정도가 심한 그가 설 자리는 없어 보였다. 그런데 기적이 일어났다.
17일 광저우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가 열리고 있는 광저우 아오티 주경기장. 출전 선수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은 박세호가 포환던지기 5차 시기에서 26.09m의 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대 전성기 시절에도 세우지 못했던 자신의 최고기록이다.
박세호는 “국제대회는 언제나 혼자 출전했는데,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아내와 같이 왔다”며 “아내 덕분에 금메달을 땄다”고 기뻐했다. 그는 “런던 장애인올림픽에도 출전해 새로운 역사를 쓰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한국은 이날 사격에서 이주희(38)와 박세균(39)이 혼성 50m 권총 SH1에서 금·은메달을 휩쓸었고, 수영의 김경현(27)과 임우근(23), 여자 양궁 리커브 오픈 단체전, 핸드사이클의 조항덕(43)이 잇따라 금메달을 따냈다.
금메달 6개를 보탠 한국은 금메달 21개와 은메달 32개, 동메달 24개로 이란을 밀어내고 중국과 일본에 이어 종합 3위로 올라섰다. 중국은 금메달을 143개나 휩쓸며 종합우승을 눈앞에 뒀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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