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 장애인 아시안게임
금 20개 중 마지막 금 따내
이란 제치고 종합 3위 확정
금 20개 중 마지막 금 따내
이란 제치고 종합 3위 확정
한국 남자장애인탁구의 간판 정은창(41)은 1991년 3월 군 복무중 사고로 허리를 다쳐 휠체어를 타게 됐다. 한때 깊이 좌절했지만, 자신처럼 군에서 장애를 입고 탁구를 하던 장춘배 대한장애인탁구협회 회장과의 인연으로 라켓을 잡고 희망을 찾았다. 정은창은 장 회장에 대해 “저를 탁구로 이끌어주신 스승이자 은인”이라고 했다.
19일 광저우 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마지막날 마지막 경기가 열린 광저우 아시안게임타운 체육관. 정은창은 대표팀 후배 김정길(25)과 짝을 이뤄 남자 탁구 TT4-5 단체전 결승에서 중국과 맞섰다. 한국은 이때까지 3위 이란에 금메달 1개를 뒤지고 있었다. 만약 금메달을 보탠다면 은메달 수에서 이란을 제치고 한국 선수단이 목표로 한 종합 3위를 달성할 수 있었다. 마침 한국선수단 단장은 정은창의 스승 장춘배 회장이었다.
만리장성의 벽은 높아 보였다. 중국은 이번 대회에서 중국에 유리하게 장애등급을 통합하면서 탁구에 걸린 20개의 금메달 가운데 19개를 휩쓸고 있었다. 더욱이 5전3선승제의 단체전 첫 경기에서 정은창은 바이강한테 0-2로 졌다.
모두가 어렵다고 생각할 때 기적이 일어났다. 김정길이 차오닝닝을 세트스코어 2-1로 물리쳐 1-1 균형을 맞춘 뒤 복식에서 승리해 2-1로 앞섰다. 이어 정은창이 차오닝닝을 세트스코어 2-1로 꺾고 종합스코어 3-1로 마침내 금메달을 따냈다. 두 선수는 한국에 극적으로 3위를 선물했고, 정은창은 스승의 은혜에 보답했다. 정은창은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더 컸는데 마지막에 웃을 수 있게 해드려 기분이 좋다”며 기뻐했다.
이로써 한국은 금메달 27개, 은메달 43개, 동메달 33개로 이란(금 27, 은 24, 동 29개)을 극적으로 제치고 종합 3위에 올랐다. 개최국 중국은 금메달 185개로 종합 우승을 차지했고, 일본은 금메달 32개로 2위를 지켰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