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대회, 보은→서울 변경
연말 천하장사대회도 취소
연말 천하장사대회도 취소
씨름은 겨울철이 대목이다. 연말에 천하장사대회가 열리고, 설날장사대회는 연중 가장 큰 대회다. 그런데 구제역에 된서리를 맞았다.
대한씨름협회는 지난해 12월8일부터 닷새 동안 경북 안동에서 천하장사대회를 열려고 했다. 그런데 하필 구제역의 첫 발생지가 안동이었다. 그것도 대회 개막을 코앞에 둔 11월 말이었다. 씨름협회는 대회를 취소했다.
설날장사대회 개최지는 청정지역 충북 보은을 택했다. 설날 연휴 전날인 2월1일부터 나흘 동안 열기로 일정도 확정했다. 그런데 최근 구제역이 충주와 괴산 등 충북 지역까지 확산됐다. 씨름협회는 보은군의 요청으로 이마저 취소했다.
프로농구나 프로배구는 도시를 연고지로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경기가 열리기 때문에 구제역과 거리가 멀다. 하지만 씨름은 사정이 다르다. 대회 한 번 치르는 데 2억~3억원이 드는데 지방자치단체의 후원 없이는 대회 개최가 어렵다. 씨름은 전통적으로 농촌에서 인기가 많기 때문에 후원 지자체도 농촌지역이다. 그러다 보니 구제역처럼 축산업에 결정적인 타격을 입히는 재난이 발생하면 대회 운영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씨름협회는 결국 지자체 후원금 없이 다음달 1~4일 설날장사대회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기로 했다. 씨름협회 성석윤 사무국장은 “지방에서 대회를 열면 지자체로부터 후원금 2억원을 받는데 이번엔 지자체 후원이 없어 예산 문제가 심각하다”며 한숨지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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