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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초 〉 39분56초’ 농구의 셈법

등록 2011-01-19 20:52수정 2011-01-20 11:12

추승균(두 팔 든 이) 등 케이씨씨 선수들이 14일 삼성과의 프로농구 경기에서 임재현의 2차 연장 종료 버저비터로 109-107의 극적인 승리를 거둔 뒤 기뻐하고 있다.  KBL 제공
추승균(두 팔 든 이) 등 케이씨씨 선수들이 14일 삼성과의 프로농구 경기에서 임재현의 2차 연장 종료 버저비터로 109-107의 극적인 승리를 거둔 뒤 기뻐하고 있다. KBL 제공
막판에 울고웃는 코트의 승부사들
남자 5점차 승부 35% 차지
전자랜드, 14번 중 9번 승리
여자부도 3점차 승부 41%
노련미 차이가 승패 갈라

“우리 팀은 아깝게 진 경기가 많아.”

프로농구 감독들의 이구동성이다. 아슬아슬하게 이긴 경기는 금세 잊는다. 머릿속엔 아깝게 진 경기만 남는다. 남의 떡이 커 보이는 것과 똑같은 이치다. 그래서 뽑아봤다. 올 시즌 남녀 프로농구 접전 승부는 얼마나 될까. 접전 승부에 울고 웃은 팀은 누구이고, 그 이유는 뭘까.

■ 극적인 승부 남자농구는 이번 시즌 163경기 가운데 56경기가 5점 차 안에서 승패가 갈렸다. 3분의 1이 조금 넘는 수치다. 최고의 명승부는 14일 삼성과 케이씨씨(KCC)의 잠실 경기가 꼽힌다. 두 팀은 2차 연장 종료 4초 전까지 107-107 동점으로 맞섰다. 3차 연장을 앞둔 순간 케이씨씨 임재현이 공격 진영으로 질풍처럼 치고 들어가다 슛을 쏜 게 버저비터 결승골이 됐다. 전자랜드는 지난해 12월25일 창원 엘지(LG)전 72-72 동점에서 불과 1.2초를 남기고 공격권을 가졌다. 누구나 연장전을 예상했지만 신기성의 패스가 허버트 힐의 골밑 결승골로 연결되면서 전자랜드는 멋진 ‘크리스마스의 추억’을 만들었다. 극적인 종료 버저비터 역전 3점슛도 나왔다. 지난해 11월7일 케이티(KT)와 엘지(LG)의 창원 경기에서다. 2점 뒤지던 케이티는 제스퍼 존슨이 외곽 정면에서 던진 3점슛으로 94-93의 기적 같은 역전승을 거뒀다.

여자농구는 연장전과 3점 차 이내 승부가 67경기 가운데 40%가량인 27경기에서 나왔다. 남자보다 점수가 적게 나기 때문에 접전 경기를 3점 차 이내로 좁혔는데도 남자보다 치열한 경기가 더 많았다. 백미는 11일 우리은행과 국민은행전. 두 팀은 2차 연장까지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3차례나 실시한 비디오판독 결과가 나올 때마다 두 팀은 울고 웃었고, 결국 우리은행이 최종 승자가 됐다.

■ 접전 승부에 강한 팀 전자랜드는 올 시즌 4쿼터 역전승이 유난히 많다. 전자랜드 관계자들은 3쿼터까지 10점 정도 지고 있어도 느긋하다. 5점 차 이내 승부에서 9승5패로 10개 팀 중 승률이 가장 높다. 초반 8경기에서는 6승2패나 됐다. 삼성은 5점 차 이내 승부를 무려 17경기나 펼쳤다. 그중 10번을 이겨 접전 승부에서 가장 많은 승수를 쌓았다. 최근 6연패에 빠진 에스케이(SK)도 접전 승부에서는 비교적 강한 면모를 보였다.

박종천 <엠비시(MBC) 스포츠+> 해설위원은 “접전에서는 외곽슛 확률이 높은 팀의 승률이 높은데, 전자랜드는 문태종의 4쿼터 결정력이 뛰어나고, 삼성도 김동욱이 막판에 잘해준다”며 “골밑에 힐과 서장훈(전자랜드), 애론 헤인즈와 이승준(삼성)이 버티고 있어 외곽에 찬스가 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동부와 엘지는 5점 차 이내 경기에서 3승6패로 승률이 0.333에 지나지 않는다. 박 위원은 “동부와 엘지의 3점슛 성공률이 낮은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결과”라고 했다. 실제로 엘지와 동부의 3점슛 성공률은 34.5%와 33.4%로 9위와 10위다.

여자농구에선 3점 차 이내 경기의 승률이 순위와 거의 일치한다. 유영주 <에스비에스 이에스피엔>(SBS ESPN) 해설위원은 “경기 막판 승부처에서 상위팀과 하위팀 간 노련미의 차이가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특히 케이디비(KDB)생명은 22경기 중 무려 13경기에서 3점 차 이내의 피 말리는 승부를 펼쳤다. 유 위원은 “케이디비생명은 전력의 기복이 심해 강팀에 강하고 약팀에 약한 탓에 접전 경기가 많았다”고 말했다.

■ 연장전에 강한 팀 이번 시즌 남자농구는 12번의 연장전이 나왔다. 연장전 단골 팀은 케이씨씨(7번)와 삼성(6번). 반면 동부, 에스케이, 인삼공사는 연장전을 한번도 치르지 않았다. 케이씨씨와 삼성의 연장 승률은 극명하다. 삼성은 5승1패로 재미를 톡톡히 본 반면 케이씨씨는 2승5패로 고개를 떨궜다. 이상윤 <엠비시 스포츠+> 해설위원은 “삼성은 막판에 꼭 필요한 한 골을 넣어줄 수 있는 득점 1위 헤인즈와, 헤인즈에게서 파생되는 다양한 공격 옵션이 있기 때문”이라며 “반면 케이씨씨는 승부처에서 전태풍의 실책이 많고, 크리스 다니엘스의 득점력이 떨어진 결과”라고 분석했다.

여자농구는 66경기 중 3번의 연장 승부가 펼쳐졌다. 국민은행은 3번 모두 연장전의 주인공이 됐다. 우리은행과 1승1패씩 주고받았고, 삼성생명에는 졌다. 국가대표 에이스 변연하가 빠진데다 ‘4쿼터의 여신’ 김영옥이 이따금 4쿼터에서 맹활약하는 등 ‘도깨비팀’으로 바뀐 결과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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