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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포츠일반

코트의 ‘초보 요리사’“배구 참맛 보여줄터”

등록 2011-01-27 20:15

박희상
박희상
‘레프트’ 90년대 최고 스타
다재다능해 ‘도사’ 별명도

“요즘 선수들 기본기 약해”
코트에서 사진 먼저 찍자고 하니, 그는 한사코 손사래를 친다. “애들 훈련하는데, 감독만 인터뷰하고 기사 나가면 애들 사기가 죽잖아요. 그래서 원래 인터뷰도 잘 안 하려고 합니다.”

“선수들보다 감독이 더 스타성이 있고 인기가 좋은 것 아니냐” 물으니, “다른 팀들처럼 스타플레이어가 있어 선수도 감독도 잘나가면 좋을 텐데…”라고 받아넘긴다. 그러면서 그는 선수생활 때는 자신이 “제일 인기가 많았다”며 거침없이 하이킥이다.

프로배구 2010~2011 NH농협 V리그에서 팀 출범 이후 두번째 시즌을 맞은 우리캐피탈을 이끌고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박희상(39) 감독을 26일 오후 서울 장충체육관 코트에서 만났다. 1990년대 남자배구 월드리그 무대까지 이름을 떨치던 스타플레이어 출신 초보 감독이지만, 훤칠한 키에 수려한 외모로 마치 할리우드 스타를 인터뷰하는 것 같았다.

박희상 감독 프로필
박희상 감독 프로필
■ 배구도사에서 초보감독으로 1990년대 박희상은 정말 대단한 선수였다. 대한항공 레프트 공격수로 활약하며 ‘강스파이커’ 최천식과 함께 팀의 대들보 노릇을 했다. 국가대표팀에서도 한 살 어린 김세진, 김상우 등과 함께 팀의 전성기를 구가했다. 1m89, 88㎏으로 배구선수치고는 크지 않은 체구였지만 워낙 다재다능해 ‘배구도사’라는 별명도 얻었다. 요즘으로 치면 삼성화재 석진욱 같은 선수였다. “키는 안 컸는데, 엄청난 강타는 아니었지만, 혼자 받고 혼자 때리고 대한항공을 책임졌던 선수로 기억합니다. 당시 배구 알고 하는 선수는 박희상밖에 없었던 것 같은데요.” 한 배구인은 이렇게 말한다.

“그땐 배구가 정말 재미있었어요. 김세진도 있었고, 하종화, 신영철 등 좋은 선수가 너무 많았어요. 저는 리시브가 참 좋았는데, 지금 시대 그 실력으로 나왔으면 대우 좀 받았을걸요.” 박 감독의 말이다.

■ 용병 없이 무명으로 돌풍 이번 시즌 초반 무명들을 이끌고 예상 밖으로 선전한 덕에 올해초 대행 꼬리표까지 떼며 감독 1년차를 무난하게 보내고 있는 박 감독은 25일 삼성화재와의 안방경기에서는 다시 3-0 완승을 거두는 성과를 올렸다. 지난 시즌 신생팀으로 숱한 패배를 맛봤기에 기쁨은 더했다. 지난 시즌엔 10승26패로 5위였지만, 이번 시즌 승률이 5할대를 넘나들 정도로 달라졌다.

박 감독은 이스라엘 출신 숀 파이가의 조기 퇴출로 시즌 초반을 힘들게 보내야 했다. 그러나 김정환(라이트), 안준찬(레프트), 강영준(˝) 등이 공격에서 용병의 공백을 잘 메워주면서 잘 버텨왔다. 그러나 아직 숙제가 많은 듯했다. “선수들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시즌 전 준비했던 것에 비해 완전한 패턴은 아닙니다. 아직 만족하는 것 하나도 없어요.”

■ ‘스피디한 플레이’ 추구 박 감독이 추구하는 배구 스타일은 뭘까? “기본기에 충실한, 스피디한 배구를 하고 싶습니다.” 그는 무엇보다 서브 리시브 등 기본기를 강조한다. 하지만 아직 선수들이 부응하지 못하는 게 아쉽다. “빠른 플레이의 핵심은 서브 리시브인데, 저희 팀은 아직도 그게 불안합니다. 세터들도 아직 거칠고…. 요즘 배구는 서브와 공격력이 더 강해지고 높이도 높아졌는데, 수비가 잘 안됩니다. 경기 흐름을 읽을 줄 아는 선수가 거의 없는 것 같아요.”

단·장기 목표를 물었더니 거창하지 않았다. “이 선수들 가지고 최대한 이기는 것에 대한 맛을 느끼게 하고 싶습니다. 4강 진입 등 성적도 중요하지만, 지난해에 준비 없이 너무 많이 패했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진다는 것을 느끼게 하고 싶어요. 장기적으로는 선수들이 스스로 자기한테 강해지면 팀도 더 강해질 것 같아요. 용병 잘 뽑으면 다음 시즌 톱클래스에 가지 않을까요?”

박 감독은 용병의 중요성보다는 “주전 6명이 고르게 자기 몫을 다하는 패턴플레이”를 무엇보다 강조한다. 또 기본기와 함께 ‘준비’와 ‘최선’을 중요시한다.

■ 롤모델은 신치용·김호철 감독 왜 아직 결혼을 하지 않느냐고 물으니, 딱 부러진 대답이 나오지 않는다. 인천에서 부모님 모시고 살며, 요즘엔 골프연습장에서 골프 배우는 재미로 사는 것 같다. 지도자로서 롤모델은 누구일까. “신치용·김호철 감독님을 빼닮고 싶어요. 신 감독은 선수 시절 배구를 가르쳐 주셨고, 배구에 눈을 뜨게 해주신 분입니다. 김 감독은 현대캐피탈을 들어올려 정상에 올려놓은 분이잖아요. 그 과정을 보면 정말 대단한 분이세요.”

지도자로서의 목표도 소박했다. “우승보다도 저한테 배운 선수들이 정말 배구의 맛을 알도록 가르치는 것입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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