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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훈 기자의 슬램덩크] 이창수·서장훈·추승균 ‘노장만세’

등록 2011-02-15 19:31

두 노장 센터가 골밑에서 뜨거운 몸싸움을 펼쳤다. 사실 노장이라는 수식어로도 적당치 않은 나이다. 주인공은 창원 엘지(LG) 이창수와 인천 전자랜드 서장훈이다. 이창수는 23분32초나 뛰면서 7점을 넣었다. 데뷔 이후 두번째 3점슛도 터뜨렸다. 서장훈은 33분4초 동안 코트를 지배하며 두 팀 최다인 24점을 터뜨렸다. 경기를 지켜보던 박광호 케이비엘(KBL) 심판위원장은 “예전 같으면 감독 하고 있을 나이인데…”라며 껄껄 웃었다. 13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다.

1969년에 태어난 이창수는 우리 나이로 마흔셋이고, 서장훈은 그보다 다섯 살 아래인 서른여덟이다. 이창수는 안양 인삼공사 이상범 감독과 동갑이고, 서장훈은 소속팀인 전자랜드 최병훈 코치보다 세 살이나 많다. 둘은 이창수가 경희대 3학년, 서장훈이 휘문고 1학년이던 1990년부터 코트에서 마주쳤으니, 무려 21년의 세월이 흘렀다.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실에 들어온 서장훈은 이창수에 대해 “고등학교 때 경희대와 연습경기 할 때부터 만났다”며 “창수 형은 아직도 힘이 너무 좋다. 젊은 선수들보다 상대하기가 더 까다롭다”고 했다.

서장훈은 이창수, 김병철(39·대구 오리온스)에 이어 현역 세번째 고참이다. 그런데도 이번 시즌 전경기(40경기)에 출장해 평균 29분39초를 뛰면서 16.5점(10위), 5.3튄공잡기(18위)를 올리고 있다. 상대 팀은 아직도 그를 막기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서장훈은 “이 나이에 공격하는데도 내가 예상하지도 못한 선수까지 오만 군데에서 더블팀(협력수비)이 들어온다. (동부전에서) 김주성이 나를 막는데도 더블팀이 들어오더라”며 혀를 내둘렀다. 그는 이어 “은퇴하는 날까지 적어도 지금의 모습은 유지하고 싶다”고 했다.

이창수는 이미 한국 농구 사상 최고령 선수 기록을 넘어섰다. 그런데도 아직도 팀에서 꼭 필요한 선수다. 특히 전자랜드전에선 서장훈 전담 수비 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다. 3일 전자랜드전에서 27분41초나 뛰면서 튄공잡기를 무려 8개나 해냈다. 강을준 엘지 감독은 “이번에 뽑은 신인 중에서도 이창수를 대체할 만한 선수가 없다. 비시즌 때 트레이드를 통해 대체 선수를 찾겠지만 실패할 경우 이창수가 더 뛰어줘야 한다”고 했다.

요즘 두 선수보다 더 펄펄 나는 노장이 있다. 서장훈과 동갑인 추승균(전주 케이씨씨)이다. 그는 최근 6경기 평균 득점이 19.5점으로 20점에 육박한다. 6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으로 기복 없이 ‘회춘포’를 터뜨리고 있다. 최근 팀의 6연승도 그의 활약과 궤를 같이한다. 지난 시즌 8.8점이던 평균득점은 10.4점으로 다시 두 자릿수로 올라섰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문경은, 이상민, 우지원이 떠났다. 올드 팬들은 몹시 아쉬워했다. 그러나 그들이 떠난 자리에서 이창수, 서장훈, 추승균이 ‘노장 만세’를 부르고 있다. 2011년 코트에는 아직 농구대잔치의 추억이 살아 있다.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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