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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포츠일반

그는 탤런트다…코트의 탤런트

등록 2011-02-17 19:12

강영숙
강영숙
“키큰 손예진? 말도 안돼”
평균 11.7점 공·수 이끌어
올시즌 유력한 MVP후보
“기억 남는 선수 되고파”
[36.5℃ 데이트] 신한은행 정규리그 우승 이끈 주장 강영숙

강영숙 프로필
강영숙 프로필
여자프로농구 안산 신한은행은 ‘스타군단’이다. 전주원(39), 정선민(37), 하은주(27), 최윤아(26), 김단비(21) 등 스타가 즐비하다. 신한은행은 14일 프로스포츠 최초로 정규리그 5연패를 달성했다. 그런데 임달식 감독이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로 꼽은 선수는 따로 있다. 주장 강영숙(30)이다. 그는 정선민과 최윤아의 부상, 하은주와 김단비의 국가대표 발탁 등으로 팀이 위기에 빠졌을 때 묵묵히 팀을 정상으로 이끌었다.

■ 드래프트 10순위 ‘단점을 장점으로’ ‘뺑뺑이’로 부산 동주여중에 들어갔다. 초등학교를 막 졸업한 소녀의 키가 1m78이나 됐다. 전교 최장신이었다. 농구부를 찾아갔다. 농구부 코치는 제 발로 찾아온 ‘대어’를 보고 입이 귀에 걸렸다. 동주여상 1학년 때 실업팀한테서 1억원의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다. 그런데 그해 외환위기 사태가 터졌다. 실업팀은 줄줄이 해체됐다. 2000년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에 나섰다. 당시 강영숙은 홍현희, 강윤미(이상 1m90)와 함께 센터 빅3로 주목받았다. 홍현희와 강윤미는 1·2순위로 지명됐다. 하지만 강영숙은 2라운드 10순위로 간신히 우리은행에 들어갔다. 어머니의 충격은 컸다. 연봉이 2000만원에 지나지 않았다. 어머니는 “차라리 대만(리그)에 가자”고 했다. 이유를 곰곰이 생각했다. “수비만 잘하는 선수”라는 인식 때문이었다.

강영숙은 완전히 달라졌다. 수비는 물론이고 슛도 정확하다. 이번 시즌 평균 11.7점으로 득점랭킹 14위에 올랐다. 프로 데뷔 첫 두 자릿수 득점이다. 이제 어느 누구도 ‘반쪽 선수’라고 말하지 않는다.

■ FA 앞둔 트레이드 ‘불운을 행운으로’ 춘천 우리은행에 몸담고 있던 2004년 말 자유계약(FA)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그를 원하는 팀도 있었다. 그런데 느닷없이 신한은행에 트레이드됐다. 자존심이 상했다. 신한은행 유니폼을 입은 뒤에도 여전히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더 많았다. 초조했다. “그땐 정말 팀에 정이 가지 않았다”고 했다. 설상가상으로 정선민, 하은주 등 국내 최고 센터들이 속속 신한은행에 합류했다.

2007년 임달식 감독의 부임은 그에겐 행운이었다. 수비를 강조하는 임 감독이 강영숙을 중용하기 시작했다. 김계령(신세계), 신정자(KDB생명), 정선화(국민은행) 등 상대 에이스를 막는 것은 그의 몫이었다. 출전시간이 늘어나니 자신감도 생겼다. 이번 시즌에는 주장까지 맡았다. 앞에 나서기 싫어하는 그로선 부담스런 자리였다. 그런데 마음을 바꿨다. 그는 “이제 농구를 한 날보다 할 날이 적을 텐데 농구 팬들에게 기억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그는 팀이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짓던 11일 우승 펼침막 앞에서 우승컵을 들고 활짝 웃었다.


■ 광저우 대표팀 탈락 ‘절망을 희망으로’ 지난 시즌 뒤 부상으로 수술과 재활에 2~3개월이 걸렸다. 웨이트 트레이닝에 온 힘을 쏟았다. 힘이 있어야 상대 센터를 막을 수 있었다. 그는 “옷이 작아 입지 못할 정도로 근육이 붙었다”고 했다. 지난해 9월 체코세계선수권대회에 나갔다. 그런데 11월 광저우아시아경기대회 대표선수 명단에서 빠졌다. “솔직히 서운했죠. 하지만 이를 악물고 더 열심히 했어요.” 대표선수가 빠진 2라운드에서 신한은행은 가용 자원이 6~7명에 지나지 않았다. 강영숙은 거의 풀타임으로 뛰며 펄펄 날았다. 시즌 최대 고비에서 팀에 2라운드 4승1패를 안겼다. 지난 시즌 뒤 “수비상을 받고 싶다”고 수줍게 말하던 그는 이번 시즌 강력한 정규리그 최우수선수 후보로 떠올랐다.

그는 유난히 상복이 없다. “신인 시절 퓨처스리그에서 블록상 받은 게 전부”라고 했다. 강영숙은 탤런트 손예진 닮았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 그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손사래를 친다. 그는 팀의 통합우승과 정규리그 최우수선수에 도전하고 있다. 정상을 향한 ‘코트의 손예진’의 미소가 아름답다.

안산/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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