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철
‘후계자’ 자리매김 각오 밝혀
‘이영표의 후계자’로 떠오른 홍철(21·성남 일화)은 전형적인 왼발잡이로 오른발을 잘 못 쓴다. 반면 그의 경쟁자인 윤석영(21·전남 드래곤즈)은 양발을 두루 잘 쓴다. 그럼에도 조광래 축구대표팀 감독이 9일 터키와의 원정 친선경기에서 1m76, 68㎏ 의 ‘단신’ 홍철을 기용한 것은 공격 가담 능력 때문인 것 같다.
홍철 스스로도 “중학교 때부터 절친인 석영이와 나는 스타일이 많이 다르다. 석영이는 안정감 있는 스타일이고, 나는 공격 성향이 강하다”고 했다. 홍철은 성남 풍생중 재학 때 전남 장흥으로 동계훈련을 자주 갔는데, 거기서 장흥중 소속이던 윤석영과 친해졌다. 그러나 이젠 절친인 동시에 축구대표팀에서 왼쪽 풀백 자리를 다퉈야 할 ‘적’이 됐다.
홍철은 이영표의 후계자로 자리잡기 위해 시급한 과제를 묻자 두 가지를 제시했다. “유럽세인 터키와 맞붙어보니 체력에서는 부족하지 않은 것 같았어요. 그러나 위치 선정이라든가, 파워에서는 많이 모자란 것 같았습니다.” 그는 “꾸준히 웨이트 트레이닝을 해서 체중을 72㎏까지는 불려야 한다”고 했다. A매치 출장이 고작 한 차례. 국제경험도 많이 쌓아야 한다.
국가대표로서 데뷔전을 치른 터키와의 경기에서는 아쉬움도 많은 듯했다. “너무 긴장하다 보니 자신감 있게 플레이를 하지 못한 게 제일 아쉽죠. 기량의 30~40%밖에 발휘하지 못한 것 같아요.” 이영표 선배처럼 강심장이냐는 물음에는 “그렇다”고 했다.
100m를 12초에 주파하는 ‘준족’ 홍철은 ‘오리지널 성남맨’이다. 성남 중앙초등학교 때 본격적으로 공을 차기 시작해 그곳에서 축구 명문 풍생중·고를 나왔다. 신연호 감독이 지휘하는 단국대에 1년 다니다가 성남에 입단했다. 원래 사이드백 포지션에서 뛰기를 좋아했는데, 중·고 때 감독들이 공격수를 시켰다. 그 뒤 단국대에서 신 감독이 그를 사이드백으로 전향시켰다. 홍철은 “여러 포지션을 두루 경험해본 게 지금 생각해보면 도움이 된다”고 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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