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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보다 내일” 두 노장감독의 소신

등록 2011-03-01 20:34수정 2011-03-01 21:53

[김동훈 기자의 슬램덩크]

산전수전 다 겪은 두 프로농구 감독이 있다. 남자팀의 신선우(55) 서울 에스케이(SK) 감독과 여자팀의 정태균(52) 춘천 우리은행 감독이다. 둘은 공교롭게도 남녀 최고참 사령탑이다. 또 프로 출범 이후에만 나란히 세 번이나 소속팀을 챔피언으로 끌어올린 베테랑이다.

지난 시즌부터 팀을 리빌딩중인 두 노장 감독은 이번 시즌 무던히도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신선우 감독은 지난 시즌 중간에 에스케이를 맡았다. 에스케이는 외화내빈의 팀이다. 방성윤, 김민수, 주희정 등 이름있는 선수들은 많지만 응집력이 없어 ‘모래알’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신 감독은 풍부한 경험과 카리스마로 에스케이 사령탑의 적임자로 꼽혔다. 지난 시즌 막판에는 꼴찌까지 추락했던 팀을 7위에 올려놓고 시즌을 마감했다. 이번 시즌 초반에도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했다. 그러나 선수들의 부상 ‘돌림병’으로 베스트 전력을 한 번도 가동하지 못한 채 중반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이 사실상 좌절되면서 안팎에서 비난의 소리도 높다.

하지만 신 감독은 “이름값으로 농구하는 게 아니다”라며 소신을 굽히지 않는다. 그는 지난 1년2개월 동안 어수선한 팀을 다잡기 위해 선수들에게 질서와 기본, 희생정신을 강조했다. 당장 성적을 기대하는 조급증에서 벗어나 기존 선수에만 의존하지 않았다. 손준영, 백인선, 김재환 등 궂은일을 많이 하는 선수를 중용하며 팀에 경쟁체제를 도입했다. 변기훈, 이민재 등 젊고 가능성 있는 신인을 육성했고, 2군에선 슈터 신상호를 발굴했다. 비록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은 사실상 좌절됐지만 내년을 기대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한 농구인은 “에스케이에 스타 선수가 많다고 하지만 누구 하나 포지션별로 우위를 점한 선수가 있느냐”며 “신 감독이 에스케이만의 색깔을 내려고 무던히 애쓰더라”고 전했다.

정태균 감독도 다른 팀과의 뚜렷한 전력 차이로 이번 시즌 최하위에 그쳤다. 그러나 그저 그런 선수였던 양지희, 배혜윤, 박혜진, 고아라 등을 다른 팀에서 탐내는 선수로 키웠다. 구단도 이런 공로를 인정해 최근 정 감독과 조혜진 코치를 재신임했다. 또 인천 인성여고를 여고농구 최강으로 이끈 김광은 코치를 새로 뽑아 코칭스태프를 보강했다. 여자프로농구에서는 많지 않은 ‘1감독 2코치’ 체제가 됐다. 시즌이 끝난 뒤에는 유망주들을 미국에 농구 연수를 보내기로 했다. 1958년 국내 최초로 여자농구단을 만든 53년 역사의 전통있는 구단답게 ‘통큰’ 결정을 내렸다.

우리은행은 최근 3년 연속 꼴찌를 기록하면서도 묵묵히 내일을 기약하고 있다. 에스케이도 최근 3년 연속 6강 진출이 희박하지만 차츰 조급증에서 벗어나는 느낌이다. 두 노장 감독이 구단의 믿음에 보답할 수 있는 길, 그것은 내년 시즌에는 리빌딩을 반드시 완성하는 것이다.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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