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주(40·왼쪽), 정은순(40·오른쪽)
7일 여자프로농구 안산 신한은행과 구리 케이디비(KDB)생명의 경기가 열린 안산 와동체육관. 코트 하프라인을 사이에 두고 유영주(40·왼쪽) 해설위원과 정은순(40·오른쪽) 해설위원이 나란히 중계석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현역 선수 시절 라이벌에서 은퇴 뒤 해설 라이벌로 변신한 것이다.
두 사람은 인천 인성여중·고에서 농구를 함께 시작했다. 실업팀에 입단한 1990년부터 유 위원은 에스케이씨(SKC), 정 위원은 삼성생명으로 갈려 치열한 라이벌전을 펼쳤다. “우리 둘의 라이벌 구도는 농구팬 확보에 도움이 됐지만 지금은 그런 게 없어 아쉬워요.” 태극마크를 달고 94년 히로시마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의 주역으로 활약했던 두 사람은 에스케이씨가 해체된 98년부터는 다시 삼성생명에서 한솥밥을 먹기도 했다. 이후 정 위원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 때 <에스비에스>에서, 유 위원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 <한국방송> 해설위원으로 활약했다. 정 위원은 “거침없이 말하는 영주가 부럽다”고 했고, 유 위원은 “은순이 특유의 ‘떨리는 목소리’는 약간 소심하고 내성적이어서 한마디 한마디 마음먹고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두 사람은 ‘명해설’로 농구 인기 회복에 힘을 보탤 것을 다짐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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